작성일 : 22-02-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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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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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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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몇 번 말씀드렸습니다만 목사에게 있어 설교는 하나님을 알리고 전하는 도구로서 설교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더는 설교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이전까지는 늘 지고 가야 하는 짐이요 숙제요 과업입니다.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설교와 관련하여 목사로서 가장 편안한 시간이 토요일 오후 늦게 설교에 대한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입니다. 개중에 주일 설교를 한 후라고 대답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지만 저는 설교가 끝나는 그 순간부터 바로 다음 주일 설교에 대한 부담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제게는 토요일 설교 준비를 끝낸 후가 가장 편안한 시간입니다. 주일 설교를 마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 청교도들은 ‘설교 못 하는 목사를 짖지 못하는 개’라고까지 평가하였습니다. 여기서 설교를 잘한다, 못 한다 하는 건 단지 내용만이 아니라 설교에 포함된 모든 행위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설교를 종합예술이라고까지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하며 변화무쌍, 예측불허하고 상상과 감각 등 모든 걸 동원하고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설교를 듣는 청중의 구성이 다양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인생 첫 설교의 경험은 중고등부 지도교사로 임명을 받고 나서 하였던 첫 예배 때의 설교입니다. 신학생도 아닌 일반대학생이 설교하려니 막막 그 자체였습니다. 주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성경을 배운 것도 아니고 겨우 성경 토막 몇 가지 아는 걸 가지고 설교하려니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어 정말 억지로 꿰어 마치다시피 한 설교를 하였는데 어떻게 설교를 했는지 정신없이 마쳤던 것 같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아마 좌충우돌, 우왕좌왕했음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설교에 대한 이력이 붙어감에 따라 설교가 재밌어지기 시작하더니 하면 할수록 더하고 싶어지고, 누군가 시켜주기를 바라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설교할 기회만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덤벼들어 장년이든 아이들이든 대상을 가리지 설교 자리에 섰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무모하기 그지없는 철없던 모습입니다.
그런 시기가 지나자 다시 설교가 조금씩 어려워졌습니다. 우선 본문 선정부터 내용과 전개, 전달까지 하나하나가 다 부담이고 무겁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설교단에 서기 전까지 깊은 심호흡으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가다듬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설교가 가지는 무게를 조금이라도 더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말 한마디에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은혜가 되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의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추려는 것이라기보다는 할수만 있으면 모두에게 은혜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본문 선정입니다. 아프기 전까지는 성경 66권 가운데 한 권을 정해 계속 본문을 이어가는 설교를 하므로 본문 선정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는데 정해진 본문이 아닌 매주 다른 본문을 정하려다 보니 그 부담감은 말도 못 합니다. 자칫 하나님 말씀을 빙자하여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까 봐서입니다.
세 번째 어려움은 본문에 숨겨져 있는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일견 한 번만 봐도 하나님 마음이 느껴지고 잡히는 본문이 있는 반면 몇 번을 읽고 또 읽어도 전혀 감이 오지 않는 본문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잠시 멈추고 묵상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날은 건너뛰고 다음 날 다시 묵상하며 메인 아이디어를 찾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도 아내에게 점점 설교가 어려워진다고 고백하였는데 그냥 하는 빈말이 아니라 정말 그렇습니다. 그저 남은 설교 사역 위에 하나님의 불쌍히 여기심과 은혜 주심, 깨닫게 하심을 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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