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1-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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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보다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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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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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을 듣고 보면, 지나고 보면 그것이 아니었음에도 지레짐작하여 먼저 단정하고 접근하다 아차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럴 것이다, 그래서 그런다” 혼자만의 생각이 진리가 되고 사실과 실제가 되어 판단과 정의와 정죄의 칼날을 마구 휘두르고 그것도 모자라 마음속에 꽁꽁 묶어두고 지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정작 꽁꽁 묶은 건 그런 생각과 단정이 아닌 저 자신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도 그걸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붙들고 살고 있는 걸 보면 참 저도 어지간히 어리석은 자요, 고집불통의 꽉 막힌 자입니다.
대화하고 나서야, 통화하면서, 나중에 실체와 사실이 드러나면서 얼마나 성급하고 섣부른 판단과 말을 하고 행동을 하였는지를 생각하면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갈 만큼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하나님은 한 번도 실수가 없으신 분이요 판단 착오와 그에 따른 부끄럼이 없는 분입니다. 책임 또한 질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이기에 하나님에게 미치지 못하고 당연히 한쪽만 바라보고 듣기에 같은 실수를 반복해가면서도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연히 편치 않은 소리와 높은 톤, 딱딱한 말투가 나오고 얼굴 표정 또한 굳어질 대로 굳어진 모습입니다. 그런 저를 보면서 상대방도 한껏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서로에게 감정만 남긴 채 끝날 때가 있습니다.
잠 18장 13절에‘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한다’고 하였는데 대답뿐만 아니라 먼저 말하고 몰아붙이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스라엘의 기도 생활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단어가 있으니 ‘쉐마-들으라’입니다. (신 6:4) 유대인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날 때와 잠자리에 들 때 이 말씀을 외우도록 교육 받습니다. 일어날 때부터 잠들 때까지 말하려고만 하지 말고 듣는 데 초점을 맞추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의 제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듣기는 제자도의 첫 걸음입니다. 예수님은 늘 말씀하셨고 제자들은 늘 들어야 했습니다. 듣는 데서 제자도의 상당 부분이 완성됩니다.
바울은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른다’고 하였는데 (롬 10:10) 그 전에 해야 할 일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이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롬 10:17) 들음이 있고 난 후에야 믿음이 생기고 그 믿음을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또 롬 10:14에는 ‘전하는 자가 없으면 들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전하는 자의 말을 들어야 믿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도 야고보도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고 하였습니다. (약 1:19) 그만큼 들음이 중요하고 앞선다는 말입니다.
이를 생각해 보면 그동안 얼마나 하나님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하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저부터 반성해야 합니다. 목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듣기보다는 말하는데 앞서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돌아보면 그동안 듣기보다는 말하려고 무던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듣기 전에 내 생각을 먼저 말하고 내 주장부터 펴고 상대가 무슨 말이라도 할라치면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말허리를 자르고 끼어들어 먼저 말합니다. 얘기하려고 온 성도에게 주는 시간이 내가 얘기하는 시간보다 훨씬 짧은 건 자명한 일입니다.
들음, 사실을 분명히 함, 그게 먼저요 그 다음이 말이란 걸 지금에서야 뼈저리게 느낍니다. 이제부터라도 경청과 사실을 분명히 함에 힘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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