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주인공인가?
삼상 27:1-12
극단의 양면성을 가진 사람을 가리켜 ‘두 얼굴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다윗이 그런 사람입니다. 23, 24, 26장에선 절제된 신앙인의 모습으로, 25, 27장에선 전혀 신앙인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자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 진정한 다윗의 모습이며 이때 우리가 진정으로 주목할 것은 무엇입니까?
본문엔 무너지는 다윗의 세 가지 모습이 있습니다. 첫째는 신념에 사로잡힌 모습입니다. 신념은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요 신앙은 하나님께 근거를 두는 것인데 신앙의 사람이었던 다윗이 신념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쫓기던 다윗은 머지않아 사울에게 망할 것이라 생각하여 블레셋으로 피합니다. 바로 얼마 전 사울에게 당신이 계속 나를 추격하면 나는 살기 위해 이방지역으로 도망할 수밖에 없고 이는 하나님의 백성에서 끊어져 마침내 이방 땅에서 죽게 될 것이므로 제발 그렇게 되지 않게 하여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기 스스로 이방 지역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다윗의 이런 생각은 자기의 신념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나님은 한 번도 다윗이 사울의 손에 망할 것이라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생각일 뿐입니다. 얼마 전 아비가일과 사울을 통해 자신이 왕이 될 것을 확증 받았음에도 다윗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블레셋 지역으로 들어갑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이익을 구하는 모습입니다. 블레셋으로 피한 다윗은 아기스에게 거할 성읍을 요구하였고 이에 아기스는 시글락을 내어 줍니다. 다윗은 이곳에 거하며 남방 광야에 거하는 여러 족속을 쳐서 멸하고 물건을 약탈합니다. 그러나 이 싸움은 <헤렘>이 아니었습니다. 사람과 동물 모두를 다 멸하고 물건은 불태우는 것이 <헤렘>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사람만 죽이고 동물과 물건은 남겨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헤렘>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이 이렇게 한 이유는 하나님과 상관없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미 다윗에게는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었기에 막대한 양의 음식과 물자가 필요하였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윗은 남의 것을 약탈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다윗은 아기스에게 시글락이란 성읍을 얻었습니다. 얼마든지 자급할 수 있었음에도 다윗은 남의 것을 약탈하였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을 죽인 것은 그들의 입을 막음으로 자신의 행동이 아기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모든 사람을 서슴지 않고 다 멸하는 끔찍한 일을 자행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이방 족속을 침략하였음에도 아기스에게는 유다 남방 지역과 유다와 동맹한 겐 족속을 쳤노라 거짓을 고합니다. 그것도 단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번번이 거짓을 고하였던 것입니다. 자신의 행위가 드러나 아기스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든 것의 결과로 다윗은 사울의 추격에서 벗어났고 원하는 대로 시글락을 얻었고 거기서 부와 막강한 군대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살기 위해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이방 지역으로 도망하고 자기를 위해 무자비한 살육을 벌이고 뻔뻔히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음에도 다윗은 원하는 것을 얻었고 다 잘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다윗의 믿음 없음을 꾸중하시거나 그의 행위가 들통 나 다시 쫓겨나도록 하셔야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에게 오히려 복을 주신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정작 집중해야 할 것은 다윗이 무엇을 하였느냐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런 다윗을 통해 무엇을 하고 계시느냐 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비 신앙적인 모습을 보이는 다윗을 통해서도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이런 방법이 불공평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되십니까? 이보다 더한 사람이 있습니다. 다윗보다 더 악하고 못된 행동을 하였어도 여전히 복을 받고 은혜를 입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바로 우리, 나 자신입니다. 적어도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았지만 우리 가운데 하나님의 인정을 받은 사람이 누구입니까? 엄밀히 말하면 다윗은 하나님에 의해 죽음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하나님을 위해 죽음의 위기를 겪은 사람이 누구입니까? 다윗보다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못하지 않은 이가 우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여전히 하나님의 앞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윗을 보며 비판하고 하나님을 향해 불평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보며 감사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이중성 때문에 고민하고 계십니까?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고 계십니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우리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누구인지 아시면서도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의 이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습니다. 내가 누구이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나를 붙들고 변화시키며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이 누구이시냐가 중요합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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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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