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 주시는 하나님
창 32:24-31
현대를 가리켜 무한경쟁 시대라고 합니다. 대상도 영역도 범위도 없다는 말입니다. 무엇이든 핵심은 승리입니다. 이겨야 의미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사람들마다 자신을 승리한 자, 패배한 자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겼으면서도 패배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요? 만일 있다면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성경인물강해 열여덟 번째, 야곱입니다. 야곱이란 이름의 뜻은 ‘남을 넘어뜨리는 자, 사기꾼, 강도’입니다. 그는 이삭과 리브가 사이에서 에서와 쌍둥이로 태어났으며 형, 에서의 배고픔을 이용하여 형의 장자권을 빼앗았으며 다시 눈이 먼 아버지를 속여 축복까지 탈취하였습니다. 장자권과 축복까지 거머쥔 야곱은 행복하였을까요? 동생 야곱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에서는 야곱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이를 눈치챈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을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보냅니다. 외삼촌에서 20년을 보낸 야곱은 가족과 막대한 부를 얻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고자 하나 이 소식을 들은 에서는 사병 400명을 데리고 야곱을 만나러 오고 이에 야곱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에서를 만날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이 오늘 본문입니다. 홀로 남은 야곱은 어떤 이와 씨름을 합니다. 야곱을 찾아온 이는 다름 아닌 하나님 자신이셨습니다. 이를 눈치 챈 야곱은 하나님께 ‘축복’해달라고 간청합니다. 이는 야곱의 입장에선 이상한 일입니다. 지금 그는 장자권과 아버지의 축복, 아내들과 자녀들, 막대한 재산까지 이미 가질 수 있는 모든 축복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힘이나 자신을 보호해 줄 군사나 에서와의 화해 등이었음에도 그는 여전히 축복을 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야곱이 구하는 축복은 우리가 알고 있는 축복이 아닌 다른 것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야곱이 구하고 있는 축복은 과연 무엇일까요? 흔히 축복을 ‘번영, 부, 성공, 건강’ 등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축복의 결과이지 축복 그 자체는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축복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어느 신학자가 말한 대로 ‘하나님은 내 편이시다’입니다. 지금 야곱은 하나님께 “제발 내 편이 되 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야곱의 착각입니다. 하나님은 늘 야곱의 편이셨습니다. 에서의 배고픔을 이용해 장자권을 빼앗을 때도 아버지를 속이고 축복을 가로챘을 때도 하나님은 야곱의 편이셨습니다. 오히려 도망하던 도중 벧엘에서는 하나님이 야곱에게 축복까지 하셨습니다. 외삼촌 집에서도 하나님은 야곱의 편이 되셔서 그를 부자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늘 야곱의 편이셨지만 야곱은 지금까지 하나님은 자신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야곱을 깨우치기 위해 하나님은 홀로 남은 야곱을 찾아오셨고 그와 씨름을 하십니다. 야곱을 찾아오신 이는 하나님이심에도 그를 이기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는 이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져 주신 것입니다. 그렇잖아도 하나님은 내 편이 아니라고 외치는 야곱을 이겨버린다면 야곱은 그야말로 갈 곳이 없습니다. 이를 눈치 챈 야곱은 축복해 달라고 간청하였고 이에 하나님은 그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으로 이름을 물으시고 야곱은 자신이 사기꾼이며 강도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백합니다. 이때 하나님은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 - 하나님이 싸우시게 하라’ 즉 하나님이 네 편이시라는 축복을 해주십니다. 하나님은 늘 야곱의 편이셨습니다. 늘 져 주셨습니다. 이를 모르고 야속하다 소리치는 야곱에게 하나님은 다시 한 번 또 져 주십니다. 하나님은 늘 우리에게 져 주십니다. 그토록 은혜를 베풀어 주었음에도 아무 것도 받은 것 없다고 외치는 우리를 향해 하나님은 오늘도 져 주십니다. 그리고 말없이 우리의 필요를 채워 주십니다. 그만큼 사랑해 주셨건만 언제 날 사랑해줬느냐 원망하는 우리를 향해 하나님은 오늘도 져 주십니다. 그리고 내가 알 때까지 사랑해 주십니다. 이제껏 함께 해 주셨지만 왜 날 혼자 내버려 두었느냐 소리치는 우리를 향해 하나님은 조용히 “그래 함께 해 주마‘시며 오늘도 져 주십니다. 하나님은 한 번도 우릴 이기신 적 없습니다. 우리의 연약함, 패역함, 완고함을 아시기에 그런 우리를 고치시고 살리시기 위해 하나님은 오늘도, 내일도 언제가지고 우리에게 져 주십니다. 하나님의 최고의 져 주심은 바로 십자가입니다. 잘못은 사람이 하였지만 하나님은 글 잘못한 사람을 사랑하시기에 그를 심판하여 이기시기 보단 십자가에 달려 져 주심으로 우리를 이기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와 여러분이 살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음도 모두 다 하나님의 져 주심 때문입니다. 악한 생각을 해도 져 주셨기에 머리가 멀쩡한 것이며 독한 말을 쏟아내도 져 주셨기에 입이 멀쩡하며 못된 행동을 해도 져 주셨기에 살아있습니다. 져 주셨기에 죄를 지어도 형벌을 받지 않고 범죄 해도 심판에 이르지 않고 악을 쌓아도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모두 다 하나님의 져 주심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은혜로 살고 있습니다. 평강을 누리며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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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2-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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