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을 부끄럽게 한 사람
삼하 9:1-13
사람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자기 존재에 대한 인정’입니다. 그리고 이 행복은 ‘온유함’으로 나타납니다. 행복한 사람은 온유합니다. 행복한 사람은 온유한 사람입니다. ‘므비보셋’은 온유함으로 ‘다윗’을 부끄럽게 만든 이였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므비보셋은 ‘부끄러움을 없애는 이’란 뜻으로 첫째, 그는 왕가의 후손입니다. 그의 조부는 이스라엘의 초대왕인 사울이요 아버지는 요나단입니다. 별 일 없으면 왕권을 보장받은 사람이며 가장 최고의 조건에서 태어난 사람입니다. 둘째, 전쟁으로 모든 것을 다 잃었습니다. 블레셋과의 전쟁으로 조부와 아버지 두 삼촌, 어머니까지 가족 모두를 잃었습니다. 가문이 몰락하면서 왕손이란 신분과 보장된 미래를 잃었으며 패전소식을 듣고 유모가 데리고 도망가다 떨어드려 두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 되어 건강을 잃었습니다. 또한 조부 사울의 땅조차 잃어 재산을 잃었습니다. 가족을 잃었기에 대상관계에 문제가 생겨 성격 면에서, 또한 여러 충격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폐쇄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조부 사울이 다윗을 괴롭힌 전력이 있고 삼촌 중 하나가 다윗과 왕권을 놓고 경쟁하였던 터라 잘못되면 역모의 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수 있기에 늘 두려움 속에서 전전긍긍 불안에 떨며 살았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에게 행복이란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생각도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숨어사는 자신을 다윗이 찾아내었고 왕궁으로 불러 들였습니다. 그리곤 조부 사울의 땅을 돌려주었고 매일 왕의 식탁에서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이는 왕가의 사람으로 신분회복을 의미합니다. 므비보셋은 신체를 제외하곤 모든 것이 다 회복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얼마 후 다윗의 아들 압살롬으로 인한 반역이 일어났고 이를 피하기 위해 다윗은 맨발로 성을 떠나 피신하게 됩니다. 이때 므비보셋의 종 ‘시바’가 먹을 것을 가지고 다윗을 맞이하였고 이에 네 주인은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시바는 주인 므비보셋이 역심을 품었다고 거짓으로 모함하여 고합니다. 이에 다윗이 분노하여 므비보셋의 재산 모두를 시바에게 줍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다윗의 실수입니다. 므비보셋은 역모를 꾀하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금방 시바의 거짓임이 드러남에도 쫓기는 신세가 되어 분별력을 상실하고 만 것입니다. 반역이 진압된 이후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때 므비보셋이 맞이하자 이미 시바에게 들었음에도 “네가 어찌 함께 가지 않았느냐” 묻습니다. 이에 므비보셋은 시바가 자신을 속이고 모함하였음을 다윗에게 고하였으나 다윗은 므비보셋에게 시바와 재산을 나누라고 합니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음에도 재산을 나누라 한 것입니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사실 이는 재산을 다윗에게 돌려주려는 의도였습니다. 시바에게 재산을 줄 때와 므비보셋에게 재산을 나누라 할 때 시바와 므비보셋의 반응을 통해 누가 옳았는지 드러냄으로 일의 매듭을 짓습니다. 다윗은 므비보셋을 통해 자신의 경솔함과 실수를 깨달았습니다. 므비보셋은 재산이 아닌 다윗을 향한 일관 된 마음으로 다윗뿐만 아니라 자신을 모함한 시바까지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므비보셋이 온유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므비보셋은 행복하였기에 온유한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므비보셋은 어떻게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요? 그는 다윗이 자신을 불렀을 때 자신을 ‘죽은 개’에 비유하였습니다. 아주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존재라는 말입니다. 단지 겸손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자기 인식이었습니다. 그런 자신을 다윗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결과 그는 더 이상 자신을 쓰레기가 아닌 전혀 다른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불구임에도 다윗이 자신을 인정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자기 존재를 인정받은 므비보셋은 다른 것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귀하고 소중하며 중요한 것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 행복이 온유함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그래서 온유하십니까? 다윗이 그토록 싫어하는 절뚝발이인 므비보셋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었듯 하나님은 가장 싫어하시는 죄인인 우리를 부르시고 무엇보다 귀한 독생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심으로 우리를 ‘예수님짜리’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롬5:8) 가장 부족한 우리가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은사까지 더하여 주셨습니다. (롬 8:32) 우리에게 무엇이 더 필요합니까? 아직도 부족한 것이 무엇입니까? 므비보셋은 가장 혐오스런 사람이었으나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었기에 행복할 수 있었고 그 행복이 온유함으로 나타나 실수한 다윗을, 모함한 시바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름대로 ‘부끄러움을 없앤 자’가 되었습니다. 장애와 가난과 열등감에 싸여 있습니까? 그래서 부끄럽습니까? 그럴지라도 그런 우리를 하나님께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게 하여 주셨기에 행복한 자의 온유한 모습으로 부끄러움을 이기고 여러분을 괴롭히는 이들을 부끄럽게 만드십시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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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9-1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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