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인하여
눅 7:11-17
장로교 신학의 핵심인 소요리 문답 제 1문은 사람이 존재하는 첫째 목적이 무엇인가? 이며 그 답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영원히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것(고전 10:31) 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때 영광 돌리는 삶이라고 하면 우리들은 무엇이든 ‘잘 되면’이란전제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성경은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을까요?
예수님은 가버나움에서 나인이란 성으로 많은 무리와 함께 가고 계십니다. 성문에 이르렀을 때 마침 성안에서 나오는 장례 행렬과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그 장례는 일반 장례보다 더 슬프고 애통한 모습이었습니다. 죽은 자는 ‘독자’로 어미의 유일한 핏줄로 기대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기대와 소망이 다 사라져 버리고 만 것입니다. 또한 그 어미는 ‘과부’였습니다. 유대에서 고아와 함께 가장 약자 중의 하나가 바로 과부입니다. 유대 여자들은 남편에게 속하여 평생 남편을 의지하고 살아가는데 그 남편이 없으니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할뿐더러 자식에 대한 어떤 기대도 할 수 없는 형편이 된 것입니다. 한 마디로 최악의 상황이요 완전한 절망이었습니다. 아마 이 과부는 죽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녀에게 남은 것은 고통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반전이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일어납니다. 예수님이 과부를 불쌍히 여기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장례행렬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당시 관습을 무시하고 장례행렬을 멈추게 하셨고 관이나 시신에 접촉하면 부정하게 된다는 율법을 어기고 고의적으로 관에 손을 대셨습니다. 나아가 이미 죽었으므로 듣는 것이나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한 시신을 향해 ‘일어나라’는 황당한 명령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명령대로 시신이 알아듣기라도 한 것처럼 일어나 앉고 말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세 가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16절) 첫째,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한 번의 찬양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두 번째, 예수님을 구약에서 죽은 자를 살렸던 엘리야나 엘리사보다 더 큰 선지자로 인정하였습니다. 엘리야나 엘리사 역시 죽은 자를 다시 살렸는데 그들은 모두 어떤 행동과 더불어 기도를 통하여 살렸지만 예수님은 단지 명령으로 다시 살렸기 때문입니다. 셋째, 하나님이 다시 이스라엘을 돌아보셨음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구약 이후 예수님 당시까지 약 400년에 걸쳐 하나님은 침묵하셨는데 이제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심으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버리지 않으셨음이 증명된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나인이란 성으로 가시다가 이 일을 행하셨는데 예수님은 왜 나인이란 성으로 가셨을까 하는 것입니다. 단지 지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과부를 보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보셨다’는 동사는 과거형입니다. 이미 예수님은 과부의 고통과 괴로움을 보셨습니다. 예수님은 죽은 청년이 불쌍하여 살리신 것이 아니라 과부를 불쌍히 여기시고 그의 죽은 아들을 다시 살리시기 위해 나인으로 오셨습니다. 과부는 완전히 절망하였으며 어떤 기대도 할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그런 고통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었고 예수님의 메시아이심이 증명되었으며 하나님의 은혜가 변함없이 내려지고 있음이 증명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고통스런 현재의 삶도 하나님께 영광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은 내 조건과 상황, 형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에 의해 결정됩니다. 비록 내 형편이 어렵고 고통스럽다 하여도 얼마든지 하나님께 영광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내 고통과 괴로움에 개입하시면 그 무엇도, 그 어떤 것도 하나님께 영광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과부의 고통과 괴로움을 이미 보셨습니다. 나아가 과부의 요청이 없었음에도 과부의 고통과 괴로움에 개입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을 하나님께 영광으로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형편과 어려움, 고통과 괴로움을 이미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우리의 모든 상황을 하나님께 영광으로 바꾸어 놓으실 것입니다. 이를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요? 첫째, 내가 이 이야기에 대해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입니다. (롬 10:17) 과부가 그런 은혜를 입었다면 우리도 그런 은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하나님은 긍휼의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느9:31) 모든 상황이 종료되기 전에 내게 오셔서 나의 상황을 바꾸실 것입니다. 병들어 죽게 된 나사로를 보시며 주님은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병이라’고 말씀하셨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나의 고통도 하나님께 영광이 될 수 있습니다. 나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를 위해 세상에 오셨습니다. 나의 요청이 없어도 이미 주님은 내 삶에 개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살 수 있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긍휼이 있기에 우리는 결코 망하지 않을 것이요 더 이상 완전한 절망과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을 믿는 것이 참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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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4-2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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