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8-27 07:27
|
어처구니없는 일
|
 |
|
글쓴이 :
홈지기
 조회 : 79
|
사람이 살다 보면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고 벌일 때도 있는데 지난주 토요일 제가 그런 일을 저지르고 벌였습니다.
5월 중순쯤 우리 교회에도 한 번 오셨던 인도네시아 박명렬 선교사님을 만났고 이런저런 얘기 끝에 9월경 박 선교사님이 사역하시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마나도에 있는 신학교에서 강의 부탁을 받고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9월 3일(주)부터 11일(월)까지 일정이지만 강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이며 토요일 시험 및 채점, 주일 현지인 교회 예배 인도, 다음 날 (11일) 귀국, 12일 새벽 한국 도착 일정입니다.
이미 몇 달 전 약속인지라 그동안 틈틈이 강의 준비를 해왔고 그동안 준비한 강의 자료를 USB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PPT 작업을 위해 PPT 자료를 데스크톱에서 USB로 옮겨 저장하면서 그만 데스크톱에 옮겨 저장하지 않은 USB 강의안을 삭제해 버렸습니다.
왜 강의안을 삭제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한동안 멍한 상태로 앉아 있다가 혹 휴지통에 있는가 보았으나 USB에서 삭제한 건 휴지통으로 가지 않고 즉시 삭제가 된 터라 그 상태로는 복구할 수 없어 여기저기 도움을 청했습니다.
몇몇 복구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돌려 봤지만 복구할 수 없었고 컴퓨터 전문가가 와서 복구 프로그램을 돌렸으나 역시 복구할 수 없었습니다. 복구 프로그램 가운데 유료 결재하면 복구할 수 있다고 광고를 하는데 성공률이 98%인지라 괜한 돈만 들일 수 있고 기존 복구 프로그램으로도 복구할 수 없는 건 업체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를 듣고는 복구는 포기했습니다.
강의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이 일을 겪으며 혹 하나님께서 내가 인도네시아 가는 걸 원하지 않으시는 건가, 아니면 혹 사탄의 방해인가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지도를 보니 자카르타에서 마나도까지 비행기로 4시간 반, 다시 차로 4시간 이동해야 하며 자카르타에서 마나도 사이 1시간 시차도 있습니다.
자카르타 공항에서 마나도까지 안내자 없이 혼자 찾아가야 하는 것도 부담인데 강의안까지 사라졌으니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고 그렇다고 학교 일정상 강의를 미룰 수도 없고 아예 일정 자체를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이래저래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하나님께 몇 번을 여쭤봐도 강의를 취소하는 건 마음이 편하지 않아 토요일 밤부터 다시 강의안 작성을 시작하였습니다. 찾아보니 마침 1/5에 불과하지만, 이전에 남겨 두었던 자료가 있어 그걸 기초로 강의안 작성을 시작하였습니다.
한 주간 지내며 어느 정도 강의안은 다시 작성되었지만 처음 강의하려고 준비한 것과 다른 면도 있어 어느 쪽이 더 유익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제 이 한 주간은 PPT 자료와 교재를 준비해야 합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조급한 마음도 있지만, 강의안을 다시 작성하도록 지혜 주신 하나님께서 PPT 작업과 교재까지도 마치게 하실 줄 믿습니다.
그동안 작업하며 비슷한 일들은 있었지만 이처럼 통째로 날아가는 일은 처음인지라 앞으로는 더 조심,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