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8-2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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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 할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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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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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노회 교육부 주관으로 ‘성서 시대 문화와 구약 난제’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지난 노회 때 제가 교육부장으로 정해지면서부터 생각했던 세미나였고 강사 섭외부터 점심, 교안, 장소 등 모든 걸 통괄하여 준비하여 지난 목요일 세미나를 하였습니다.
내용 중 익히 알고 있던 것들도 있었지만 전혀 다르게 알고 있던 것 가운데 하나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대한 해석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유대 문화를 연구하는 분들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볼 수 있음을 감안한다 해도 이전에 제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설명하는 데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그렇게 보니 잘못이라기보다는 다르게 알고 있던 부분들이 한두 가지 아니었습니다. 복음서에 ‘둘째 날, 셋째 날’ 등의 표현이 있는 데 그 앞의 본문과 연결하여 앞의 일이 있고 난 후 둘째 날, 셋째 날로 이해하였었는데 유대인들 시각으로는 안식일 후 둘째 날, 셋째 날이었습니다.
불과 몇 주 전에만도 그렇게 설교하였는데 유대적인 표현, 관용어구임을 알았을 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주기도문 가운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에서 ‘하늘’이 복수라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늘을 삼층천 (三層天-세 개의 하늘, 대기권, 우주,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이해하기에 그런가 싶었는데 이후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에서는 하늘을 단수로 말씀하셨습니다.
같은 하늘임에도 하나는 복수로, 하나는 단수로 말씀하심에 대한 해석이 있겠고 이에 따라 신학적 논쟁이 있겠지만 그것 또한 유대적 상징과 개념, 해석으로 보아야 함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마태복음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기록한 복음서이고 당연히 다른 복음서들보다 유대인들이 알아듣고 이해할 표현과 상징, 관용어구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을 겪으며 괜스레 신학교육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제가 신학 공부를 할 때만 해도 주로 이론 신학에 기울어져 실천 신학은 거의 목회학, 선교, 상담학이 전부이고, 그것도 한 학기로 끝냈으며 지금처럼 다양하고도 깊은 실천 신학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목사가 될 사람들이니 성경 하나만큼은 전문적 지식을 습득해야 할 텐데 성경을 배운다 해도 성경 각 권에 대한 개론이고 내용을 다루어도 전체적 구조가 대부분인지라 직접 본문에 관한 연구나 논의는 거의 없었습니다.
당연히 유대적 문화나 그들만의 상징, 표현, 예표 등에 대해서는 아예 들어보지 못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것들을 가리킬 교수가 전혀 없었고 그와 관련한 책이나 참고 자료 역시 많지 않았으며 당시에는 유대인들이라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아주 못된 종자들이라는 인식이 높을 때라 그들에 관한 내용을 들어도 옛날이야기 취급하여 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요즘 유대와 관련해 모으고 있는 책과 자료들 가운데는 제가 공부할 무렵에 출판되고 소개된 것들이 있음을 보면서 “아~ 내가 십 년만 젊었어도, 그때 이걸 알았으면”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옵니다.
저는 이제 겨우 신생아가 눈을 맞추는 정도입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얼마큼 갈지, 어떤 길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가야 할 먼 길이라는 것과 그래도 가야 하는 길임은 분명합니다. 이 길을 주님 오실 때까지 잘 걸어 주님이 말씀하신 성경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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