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8-1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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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다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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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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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이가 접는 휴대폰을 떨어뜨렸고 그 바람에 접히는 면이 어긋났습니다. 억지로 열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출근하는 아이 대신 제가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접수를 마치고 수리를 기다리며 책을 보고 있었는데 어떤 아주머니인지, 할머니인지 (여성분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어...ㅠ) 는 알 수 없지만 한 여성분이 저의 수리 담당 기사에게 마구 큰소리를 내지르며 야단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기사에게 들으니 자기 차례가 되지도 않았는데 불쑥 기기를 내밀며 수리를 요청했고 지금 다른 분 수리를 하고 있으니 차례를 지켜 접수해 달라고 하자 느닷없이 그렇게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합니다.
제가 듣기에도 마음이 상할 만큼 버릇이 없다거나 불친절하다 소리 지르며 접수대를 찾아가 역시 소리부터 질렀는데 마침 옆에 다른 여성이 직원과 대화 중임에도 불쑥 끼어들어 소리를 지르자 옆의 여성분이 지금 제 차례니 제 다음에 하라고 하였고 이에 불똥이 그 여성분에게 튀어 그 여성과 서로 소리를 질러가며 언쟁이 벌어졌고 나중에는 반말에, “야, 너” 소리까지 튀어 나왔습니다.
도저히 못 참겠다 싶었는지 다시 기사에게 와 재차 소리를 질렀고 이에 매니저급으로 보이는 이가 나와 ‘고객님~’ 하며 저쪽으로 가서 얘기하자며 어디론가 데려갔습니다.
조금 있다 다른 직원에게 가서 조곤조곤 얘기하는 걸 보아 화가 풀렸는가 싶었는데 다시 또 목소리가 커졌고 이번에는 상담한 분에게까지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보름 전 새로 휴대폰을 구매하였는데 통화 중 계속 열이 난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본래 통화를 오래 하거나 장시간 사용하면 열이 나기는 하는데 그 정도를 넘어선 건지, 아니면 일반적으로 열이 나는 걸 고장이라고 생각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열이 나고 수리할 동안 며칠의 시간이 걸리고 그러면 자기가 다시 와야 하고 내가 왜 이것 때문에 시간을 드리고 불편해야 하냐며 새 제품으로 바꿔 달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큰소리가 나니 센터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다 쳐다봤고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를 질렀고 나중에는 매니저 하고도 대화가 안 되는지 대기실에 앉아 누군가와 통화 하는 걸 보고 저는 나왔습니다.
먼저 나왔으니 일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가 보기에 우선 새로 산 제품이 자기 생각에 비상식적으로 열이 난 것과 그걸 어필하는 자기 말을 고분이 잘 들어주지 않은 것, 교환이라는 자기 요구가 정당함에도 들어주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의 폭발인 듯싶습니다.
산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정상범위를 넘는 열이 난다면 저도 속이 상할 것 같은데 순간 문득 오래전 강남 어느 교회에서 사역할 때 담임목사님 생각이 났습니다.
목사님이 콩코드라는 차를 새로 샀는데 계속 중간에 차가 멈추고 고장이 나서 차를 처분할 때까지 고생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 고장 차로 인해 그렇게 고생해도 센터 직원이나 자동차 회사 사람들에게 얼굴 한 번 붉히지 않고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으셨고 우리에게도 차와 관련하여 불평이나 험담 한 번 하지 않으셨습니다.
내용 면에서는 비슷하나 시간도 장소도 사람도 전혀 다르고 아무 상관도 없는 두 일이 갑작스레 오버랩된 건 저를 향해 그런 상황에서도 분노해서 소리 지르지 말라는 하나님의 음성인 듯합니다.
요즘 분노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끔찍한 일들을 보고 들으며 새삼 화가 나도 마음을 다스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돌아보았습니다.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 16:32) 우선 가까운 사람에게부터 소리 지르지 않고 화난 표정 짓지 않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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