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7-2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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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여름 휴가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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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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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가 되고 나서 없어진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휴일, 혹은 공휴일입니다. 부 교역자 시절에는 빨간 날이라는 국경일 등의 휴일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는데 담임목사가 되고 난 뒤로는 휴일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분명 그날이 쉬는 날이긴 하나 담임목사가 되고 난 뒤로는 쉬는 날이나 그렇지 않은 날이나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담임목사는 아무 때나 교회 나와도 되니 그런 거 아니냐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럴 수도 있지만, 굳이 출근하는 날, 쉬는 날이 분명히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목회자이니 주일 지난 월요일이 공식적 휴일임에도 몸이 아프기 전까지는 교회 사무실에 나와 있을 때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몸이 아프고 난 뒤로 조금 휴식을 취하기도 하나 매번은 아니나 월요일에도 교회 나오는 건 여전합니다. 휴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번째는 여름 휴가입니다. 공식적인 여름 휴가가 있기는 하나 실제 여름 휴가를 다녀온 일은 거의 없습니다. 우선 아내와 휴가 일정이 맞지 않습니다. 아내가 근무하는 곳이 유치원인지라 거의 100%, 7월 말이 휴가인 반면 그동안 교회는 7월 말이 거의 교육부서 여름 행사 기간인지라 교회를 비울 수 없어 함께 여름 휴가 다녀오기가 힘들었습니다.
간간이 하루 정도 아내와 시간을 맞춰 잠깐 나들이 형식으로 나갔다 온 적은 있지만 며칠 일정을 잡아 가족과 함께 본격적인 여름 휴가를 다녀온 일은 거의 없습니다.
몇 년 전, 모처럼 어머님을 모시고 일본을 갔었는데 어머니가 그만 혈압약을 챙겨오지 않으셨고 일본에서 어머님이 복용하던 혈압약을 구하기도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다음 날 새벽 급히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결국, 1박 2일의 짧은 일본 여행으로 여름 휴가를 갈음하였습니다.
그 외 바울의 교회에 온 다음 해 김선국 목사님 초청으로 아내와 함께 치앙마이를 다녀왔지만, 그것도 집회 인도 관계로 휴가다운 휴가는 아니었고 몽골 역시 함께 다녀오기는 하였으나 저와 아내 모두 다 각각 다른 장소에서 강의만 하다 돌아왔기에 휴가라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는 저와 아내, 어찌어찌 일정이 맞아 정말 함께 휴가다운 여름 휴가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교역자들의 휴가는 일주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경험으로 보면 온전한 일주일이 아닙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휴가를 마치고 오면 돌아오는 주일 설교를 해야 하기에 목요일부터 다시 설교 준비를 위해 사무실에 나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을 온전한 휴가로 하려면 다음 주일 설교를 다른 교역자가 해주어야 하는데 휴가 한다고 다음 주일 설교까지 미룰 수 없어 휴가 후반부는 다시 사무실에 나와야 해서 아예 휴가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로 하고 나머지 3일은 다른 때에 나눠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휴가가 아니더라도 저는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라도 하였으나 아내는 전혀 그렇지 못하였고 휴가라 해도 집에만 있었습니다. 그렇게 휴가 일주일을 집에서만 보내다 금요일쯤 이렇게 휴가가 끝나간다는 자조 섞인 푸념의 소리를 들을 때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래도 그런 것에 대해 불평 한 번 하지 않고 잘 참아준 아내가 고맙기만 합니다.
여름 휴가라 해도 온 가족이 다 함께하지는 못합니다. 예준이가 매장을 닫고 비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저와 아내, 예슬이만 가기로 하였습니다. 예준이에게 미안한 마음이나 어쩔 수 없음에 이해해 주는 예준이가 고맙기만 합니다.
비록 3일이라는 짧다면 짧은 휴가이지만 30일만큼 잘 보내다 올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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