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6-1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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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다시 모시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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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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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형의 허리 수술 일정이 미뤄지므로 모셔왔던 어머님을 다시 모셔다드리고 왔는데 이번 수요일 형의 수술 일정이 확정되어 오늘 어머님을 다시 모셔오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5월 오셔서 3일 계시다 다시 가셨는데 3일 모셔 본 경험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쉽지 않다’입니다. 그렇다고 어머님이 힘들게 하거나 떼를 쓰신 것도 아닌데 그동안 함께 살지 않아서인지 쉽지 않았습니다.
어머님의 월요일 하루 일과를 보면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는 잠깐 앉아 신문을 훑어보고 들어가 잠을 청하십니다. 점심 무렵 일어나 점심을 들고 한동안 발코니에 앉아 창밖을 무심히 내다보며 오가는 차들을 보고 있다 들어가 다시 주무시고 저녁 무렵 아내가 퇴근하기 전 일어나 거실에 앉아 있다 아내가 차려 드리는 저녁을 드시고는 저녁 8시 무렵 주무시러 들어가십니다.
매 식사 시간 후 잠깐씩 앉아 있은 것 외에 계속 주무시는 게 이상했는데 나중에 오랜만에 밀린 잠 몰아 푹 잤다고 하십니다. 그동안 형 수술로 인해 마음 쓰느라 잠을 잘 못 주무신 듯합니다.
그렇게 옆에 붙어 돌봐드리지 않아도 될 만큼 혼자 다 알아서 하시는데도 어머님 모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매 식사 차려드림이 문제였습니다. 형은 아무거나 그때마다 먹는 거로 드렸으니 모시고 있을 때도 그러라고는 하였지만 그게 역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워낙 입이 짧으신데다 같은 식사를 좋아하지 않으셔서 매번 다른 걸 드려야 하는데 그걸 맞추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 봐야 만 하루였음에도 신경 씀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또 하나는 어머님이 오심으로 그동안 지내던 모든 일정이 어머님께로 초점이 맞춰진 겁니다. 저는 저대로 돌봐줄 요양보호사분이 올 때까지 집에 있어야 하고 아내는 아내대로 처리할 일이 남아 있어도 어머님 저녁 챙기기 위해 일찍 퇴근해야 하는 등 일정을 조정해야 했습니다.
저녁 8시는 그동안 늦게 퇴근하는 예준이를 제외하고 각자 퇴근하고 돌아와 그때부터 우리 가족 시간이 시작되는데 어머님이 주무시러 들어가시니 저희 또한 그에 맞춰 저녁 일과를 거의 멈춰야 했습니다.
이제 다시 어머님을 모셔오면서 그래도 이틀의 경험이 있다고 대략 어떻게 맞춰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점심 식사를 차려드리는 건 오로지 제 몫이고 그렇게 한 달을 같이 지내야 하기에 살짝 걱정이 앞서는 건 사실입니다.
아내와는 일주일 점심 식단을 짜서 그에 맞춰 아내가 준비해 놓은 걸 제가 차려드리는 거로 얘기를 나눴지만, 음식에는 젬병인 제가 잘 해낼까 싶습니다.
어머님을 다시 모시면서 이전에 오시기로 하였던 요양보호사께도 연락하여 다시 오십사 부탁드렸고 화장실도 슬리퍼를 신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매트도 새로 구하고 많이는 아니어도 계시는 동안 드실 간식거리도 준비하였습니다.
한 달 일정으로 오시기는 하나 당겨질지 미뤄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계시던 제가 잘 모실 수 있도록 성도님들의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도, 잘 감당하도록 기도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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