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6-0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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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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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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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있습니다. 초심을 지키는 겁니다. ‘초심’- ‘일을 함에 있어 처음 가졌던 마음’입니다. 그러나 단지 일함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것, 자기 스스로 다짐했던 것 등을 포함한 단어입니다.
누구나 새로 시작하는 일이나 직장,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처음에는 심기일전, 마음을 가다듬고 이전의 행동과 태도 생각 등을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고 실제 그런 마음으로 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심기일전했던 마음은 오간 데 없이 사라지고 익숙함과 매너리즘에 붙잡혀 자기도 모르는 사이 긴장감을 잃어버리고 습관성으로 전락하는 수가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자신은 그런 매너리즘과 형식의 습관화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리고는 대부분 그런 현상을 다른 사람과 상황, 환경에 책임을 떠넘깁니다.
근육이 계속 긴장하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떨림이나 경직, 뭉침 등이 발생하기에 그런 지경에 이르기 전에 이완시켜 주고 풀어주어야 합니다. 마음의 긴장도 마찬가지로 계속 긴장해 있으면 나중에는 불면증, 깜짝 놀람의 증세를 보이고 나아가 공포심까지 갖게 합니다.
이렇듯 계속 긴장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초심을 잃는다는 것 역시 계속 긴장하는 이상의 문제로 대두됩니다.
우선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익숙함과 매너리즘에 빠지면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느꼈던 익사이팅, 역동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한 따분함, 실증,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갈망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싹을 틔웁니다.
다음 단계는 그런 싹이 자라나 불만과 불평을 키웁니다.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일과 사람과 상황에 대한 감사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불만과 불평, 짜증은 태도와 말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바꾸어 놓습니다. 노골적인 적대감과 거친 마음과 말이 그 현상입니다.
그렇다고 익숙해지는 것과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이 모두 다 잘못된 건 아닙니다. 익숙함이 있어야 더더욱 능숙하게 되고 그런 능숙함이 계속 이어지면 소위 말하는 명장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매너리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매너리즘 하면 대부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만, 미술에 있어 매너리즘은 고전적인 방식이나 형식은 계승하되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에 따라 예술작품을 구현한 예술 사조를 말하는 것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런 익숙함과 매너리즘이 일과 사람에 대해 불만과 불평, 짜증과 다른 것을 향한 열망으로 나타난다면 그건 한 번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마음의 중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불현듯 제 자신이 그런 초심을 잃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하던 일을 게을리하거나 싫증 내는 건 아닙니다. 불만과 불평이 지속하고 짜증이 솟구치는 것 또한, 아닙니다. 때로 부담과 무거움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불평불만, 짜증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문득문득 저도 모르게 초심을 잃은 건 아닐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떠오르곤 합니다. 이 마음이 성령께서 주시는 마음인지, 아니면 저 스스로 무의식에서 느끼는 위험 감지 신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마음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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