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2-26 10:25
|
결막 결석
|
 |
|
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06
|
몇 년 전 몹시 아플 때 가장 먼저 나타난 증상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 주먹이 쥐어지지 않을 정도로 손에 통증이 있었던 것이고 두 번째는 눈이 토끼 눈처럼 빨갛게 충혈되는 것이었습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는 걸 보면서 아내는 겉으로 드러내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혹 제 눈에 이상이 생기는 건 아닐까 내심 신경과 마음을 쓰는 눈치였습니다.
나중에 이런저런 검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몸 안의 염증이 원인이 된 충혈이었고 그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충혈도 사라졌지만, 병원에서는 지속 관찰을 요구하였고 하여 지금까지 6개월에 한 번 안과 검진과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일, 잠에서 깼는데 왼쪽 눈이 거북하였습니다. 마치 눈에 모래 등이 들어간 것과 같이, 혹은 건조함으로 인한 것과 같은 까끌까끌한 거북함이었습니다. 심하지는 않았고 마침 주일인지라 별생각 없이 교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교회로 나왔고 그렇게 주일을 보냈습니다.
주일을 보내고 월요일, 거북함이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주일보다 조금 더 거북했습니다. 마침 잠시 귀국한 선교사님과 약속이 있어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 나오느라 역시 그냥 지나쳤습니다.
화요일 아침이 되었는데 여전히 거북하였고 집에 있던 인공눈물을 찾아 넣어 봤지만 잠시 그때뿐 별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하는 마음에 교회에 출근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수요일 아침,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에도 건조할 때 인공눈물 두세 방울이면 건조증이 감쪽같이 사라지곤 하였는데 이번엔 넣어도 별 소용이 없었고 거북함은 여전하였습니다.
수요일 오후 기도회 준비를 마치고 아무래도 병원에 가는 게 좋을 듯하여 나섰습니다. 마침 3월 8일이 안과 검진일이긴 하나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무리라 생각 들어 대화역 근처 안과를 검색하고는 찾아갔습니다.
눈이 거북하여 왔다 하니 앉히고는 살펴보더니 결막 결석이라고 하며 화면을 보여주는데 웬 노랗고 작은 모래 알갱이 같은 것들이 꽤 여러 개 눈꺼풀에 안에 박혀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신장결석, 요로 결석, 담석은 들어봤어도 눈에 결석이 생긴다는 건 처음 들은 터라 조금 황당했지만, 화면을 통해 확인하였기에 이견이 있을 수 없었고 원인을 물으니 모른다고 대답하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눈 속의 단백질 노폐물들이 뭉친 거라고 합니다.
큰 거 두어 개 떼어내겠다고 한 뒤 몇 차례 떼어내는데 바늘로 살짝 찌르는 것과 같은 통증이 이어졌고 치료를 마치면서 남은 것들이 자라 밀고 올라오면 다시 방문하라고 합니다.
점안액 두어 개 사 들고 돌아서며 꽤 많은 결석이 박혀있는 걸 보았는데 그것들이 다 빠지려면 앞으로 몇 차례 더 안과를 방문해야 할까를 생각하며 돌아왔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눈에도 결석이 생긴다는 것과 치료도 비교적 간단히 끝난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됐고 이쯤에서 끝난 게 감사했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병원 방문할 일은 늘어날 텐데 그때마다 이번 일처럼 은혜로 잘 지났으면 좋겠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