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2-0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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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확실히, 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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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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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늘 그래왔듯 춥기는 하나 올겨울은 여느 겨울과는 달리 많이, 그리고 길게 추운 것 같습니다. 겨울이 되면 추운 건 당연한 일이지만 너무 추워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 한파에 교육관 탕비실과 화장실이 또 얼었습니다. 몇 년 전 한파에 한 번 얼더니 이번에도 견디지 못하고 또 얼었습니다. 우선 수도가 얼어 물이 나오지 않고 있고 변기 또한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파가 밀려 온다는 예보에 나름 방비한다고 했음에도 방비를 넘어서는 한파에는 당할 재간이 없었습니다. 한파 예보에 수도를 조금 틀어 놓아 물을 흘렸고 탕비실과 화장실에 타이머를 부착한 전열기를 달아 시간 간격으로 가열하게 하였음에도 수도가 어는 걸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수도가 얼지 않게 하려면 물을 조금 더 많이 틀어 놓아 흘려보내야 하는데 그러면 이번엔 건물과 땅속에 묻힌 하수도 관로에서 결빙되어 화장실로 올라와 종내에는 화장실 바닥이 얼음물로 덮이게 됩니다. 몇 년 전 1차 화장실이 얼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결국은 물을 적게 흘려도, 많이 흘려도 한파 속에서는 얼어붙는 건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우선 탕비실 수도관이 어니 정수기 또한 얼어 작동되지 않아 뜨거운 물이든 냉수이든 물을 마실 수가 없고 화장실 변기의 수도관도 얼어 대소변기 사용이 불가합니다. 하여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사용하려면 본당까지 가야 하고 커피든 차든 컵을 사용한 뒤에는 본당으로 가서 헹궈주어야 합니다.
별로 불편할 것 같지 않을 수도 있지만, 교육관 화장실 사용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습니다. 춥지 않다면 운동 겸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날이 추우면 교회 마당을 가로질러 가는 것조차 싫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일을 재차 겪으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무엇이든 애초 처음 할 때 잘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처음 교육관 하수도가 얼었을 때 녹이는 분을 불러 녹이려 하였으나 하수도관이 길어 달궈진 기구를 넣는 것에 한도가 있어 녹이다 중도에 포기한 일이 있습니다. 결국은 날이 풀려 저절로 녹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작업하시던 분이 애초에 하수도관을 조금 더 깊이 묻었더라면 그나마 괜찮았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합니다. 하수도관만이 아닙니다. 교육관 보일러 배관의 경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 배관을 하였습니다. 보일러에서 나온 관이 천정으로 올라간 후 다시 아래로 내려오는 형태인데 보일러에서 바로 아래로 내려 관이 지나는 구멍 하나 뚫고 라디에이터에 연결하면 될 걸 굳이 천정으로 올렸다 내린 게 업자들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혀를 내두릅니다.
본당 보일러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일로 배관으로 사용하지 않는 주름관을 사용한 거나 배관 방식 또한 도무지 알 수 없는 형태로 시공이 되어 관이 파열되어 누수된다면 자칫 건물 전체를 다 뜯어야 하는 복잡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누수 지점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사에 문외한이기에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어차피 배관할 거면 차라리 바닥 난방을 하였으면 시공도 더 싶고 누수가 된다 해도 누수 지점을 찾고 공사하기에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은데 지금 현재와 같은 이상한 방식으로 라디에이터를 설치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노후 등으로 수리를 위해 손대다 보면 기막힌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당시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거나 어떤 이유로든 그렇게 하는 게 더 낫기에 그리하였겠지만, 훗날을 생각하면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경제적으로도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교체한 라디에이터 금액만도 어마 무시하고 그것도 몇 년 장담 못 한답니다. 불현듯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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