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1-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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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격리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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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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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 판정받고 약국에 들러 처방 약 받아 들고 집으로 가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건 ‘과연 내가 격리를 잘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작년 아내가 확진되어 격리에 들어감을 보면서 참 철저하게 한다 싶었는데 과연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였습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격리에 필요한 몇 가지를 챙겨 서재로 들어갔습니다. 말 그대로 서재인지라 잠자리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아 나름 방석 몇 개 바닥에 깔고 침대에 깔았던 커버, 덮던 이불, 극세사 담요, 베개, 충전기, 전기 포트, 양치 도구, 비닐장갑 등을 챙겨 들어갔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는 게 남은 식구들에게도 좋을 듯하여 혹 미처 챙기지 못한 건 나중에 아내에게 달랠 요량이었고 그렇게 격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서재라야 책상 두 개 놓고 나면 남은 공간이 겨우 사람 하나 누울 자리뿐인데 그 좁은 공간에서 꼬박 일주일을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갑함도 들었으나 다른 도리가 없기에 우선 자리부터 깔고 잠부터 청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출발할 때부터 이미 몸이 좋지 않음이 느껴졌지만 열이 없어 코로나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한 채 그저 무리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서울 화장장으로 향하였습니다.
점심 식사도 뜨는 둥 마는 둥 하였고 그러는 사이 기침은 조금씩 더 늘어갔으나 역시 열이 없기에 그냥 지나갔고 집에 와서야 아무래도 이상해서 검사해 보고 나서야 비로서 코로나임을 알았습니다.
참 무뎌도 어쩌면 이렇게 무딜까, 자신을 나무랐다가, 열이 없었으니 그랬지 혼자 자위도 하면서 가물가물 잠에 빠졌고 큰아이가 퇴근하고 올 때 즈음에 잠에서 깼습니다.
격리에 들어가기 전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 된 분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 생각해 보니 경험치가 없어 상상 자체가 안 되었는데 막상 격리에 들어가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그날 단톡방에 올라오는 대로 하나씩 하다 보면 오전이 거의 지나가고 있습니다. 점심 식사 후 졸리면 잠자리에 들고 졸리지 않으면 성경 필사를 하였고 알람에 따라 시간시간 이런저런 기도 제목들을 놓고 기도하였습니다.
저녁이 되어 식구들이 돌아오면 저녁을 먹고 다시 필사를 하거나 뉴스 몇 가지 검색한 후 하루 마무리 기도 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동안 집에서 보던 책을 볼까도 생각했지만 계속 머리가 선잠 깬 것처럼 띵하면서 묵직해 집중해서 읽고 메모도 해야 하는데 책 읽음이 안 좋을 듯하여 이번 격리 기간에는 아예 손에서 놨습니다.
격리 기간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곤 서재에서 나오지 않았고 하루 점심 챙기는 걸 깜빡해 그냥 간 날 점심거리를 찾아 냉장고에 갔다 온 것 외에는 하루 24시간을 서재에서만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흘러 격리에서 해제되었는데 하나님 은혜와 성도님들 기도 덕에 증세도 생각보다 쉽게 넘어간 것 같고 격리로 인한 답답함 없이 잘 마쳤습니다.
다만 제가 격리 되는 동안 성도님들 몇 분이 확진되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참 무겁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였습니다. 저 때문이 아니라고 위로하셨지만 그래도 저는 왠지 제 탓인 것 같아 내내 마음에 걸렸고 그래서인지 그분들을 위해 더 많은 기도를 드렸습니다. 아직도 격리 중인 성도님들의 빠른 회복과 후유증 없는 완치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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