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11-1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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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정리 완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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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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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간은 휴가였습니다. 수요일 설교는 다른 교역자가, 설립 감사 주일 설교는 신승철 선교사님을 초청한 관계로 둘 다 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그야말로 한 주간 휴가와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일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천금 같은 휴가의 한 주간이 목양실 정리로 오히려 고난과 고통의 한 주간이었습니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잠시 앉아 메일 등을 정리한 후 곧바로 책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책 정리를 한답시고 간간이 책을 빼내기는 하였지만 지난 주간처럼 본격적으로 책을 빼내지는 않았기에 어렵게 주어진 휴가 같은 시간을 이용해 아예 전체를 정리하기로 하고 일을 벌였는데 하루 이틀이면 다 끝날 것 같았던 책 정리는 한 주간을 훌쩍 넘어 두 주간째 책과 씨름하였습니다. 그리곤 마침내 1차 책 정리를 마쳤습니다.
1차라 함은 아직도 이번에 손대지 못한 부분들이 남았고 책 정리를 마쳤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솎아내고 빼낼 책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왕 시작한 거 아예 한 번에 빼낼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한 달 내내 책에 매달려야 할 것 같아 두고두고 하나씩 빼내기로 하고 우선 먼저 손이 가는 것부터 빼내기를 마쳤습니다.
책을 빼낼 때 마치 자식까지는 아니어도 그만한 애정이 담기고 묻은 책들이라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아니고 아예 빼내는 거라 두 번 다시 못 볼 책들이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편 돌아보고 생각해 보면 그동안 모은 책들은 허세와 기만, 자기 자랑이 반은 넘는 것 같아 마음을 다잡고 아쉽고 아깝고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과감히 빼냈습니다.
언젠가 제가 세상에서 사라지고 없어진 다음 누군가의 손에 정리될 터인데 차라리 내 손으로 정리하는 게 후의 누군가에게 짐을 떠넘기지 않는 일이고 또 그렇게 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번에 미처 손대지 못한 구석구석들이고 그 역시 아까운 마음을 최대한 절제하고 빼내려고 합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붙들고 있던 것들이지만 이번에 정리하다 보니 그대로 가지고 있어 본들 어쩌면 세상 떠나는 날까지 다시 꺼내 보지 않을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껏 목회하면서 끄적거리고 메모해 두었던 다이어리들도 이번에 다 정리했습니다. 아주 중요한 부분만 따로 떼어 내어 두고 나머지는 표지와 스프링들을 일일이 뜯어 파지는 파지대로 스프링과 표지는 일반 쓰레기로 배출했습니다. 혹 빼낸 것들 가운데는 정말 귀하고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자료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또한 어쩔 수 없다는 심정으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1차 정리를 마치면서 쌓아둔다는 게 얼마나 부질없고 쓸데없는 일인지를 새삼 확인하였습니다. 이제 후로는 필요하지 않은 건 받아오지 않고 쌓아두지 않을뿐더러 그때마다 즉시 즉시 정리하기로 하였지만, 그 마음이 얼마나 오래갈지, 얼마나 지켜질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건 빼낸 책들 처리인데 그래도 말끔히 정리된 책장을 보니 목양실이 새로워 보이고 훨씬 가볍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책 등의 무게에 눌려 있던 바닥도 좋아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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