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3-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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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갈의 눈을 열어주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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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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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에 보면 이삭이 젖을 떼는 날에 이스마엘이 이삭을 놀렸다고 하였습니다. (창 21:9) 여기서 놀렸다는 말은 ‘조롱, 희롱’하였다는 뜻이고 조금 더 살을 보태면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는 뜻이기도 하며 다른 뜻으로는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말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살해의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사라는 아브라함에게 이스마엘과 하갈을 내보내라고 요청하였고 아브라함은 사라의 말대로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보냈습니다.
이렇게 집에서 쫓겨난 하갈은 이스마엘을 데리고 나가 브엘세바 광야에서 방황하였습니다. 갈 곳을 몰라 이리저리 방황하였다는 말입니다.
그러던 중 가지고 나온 물이 떨어지자 처량함과 답답함과 속수무책에 아이와 거리를 두고는 마주 앉아 바라보며 소리 내어 울었고 하나님은 그 소리를 들으시고 죽지 않을 것이요 오히려 큰 민족이 될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하갈의 눈을 여시매 하갈이 근처에 있던 샘물을 발견하고는 그 물을 떠다가 이스라엘에게 마시게 하였습니다.
저는 이 내용을 읽을 때마다 왜 하갈은 하나님께서 눈을 열어주시기 전까지 근처에 있던 샘을 발견하지 못했을까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눈을 열어주신다는 건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을 보게 되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이는 없던 샘을 갑자기 만들어 내신 것이 아니라 본래 있던 것이나 숨겨져 있어 하갈이 발견하지 못하였다는 뜻이 됩니다. 하갈은 하나님께서 보게 해주셔서 샘물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그런 것을 종종 경험합니다. 구매하는 책을 다 읽지는 못해도 “언젠간~”이라는 생각으로 구매해 두는 책들이 있는데 간혹 그 책들을 떠들쳐 보다가 ‘유레카’를 외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을 발견하는 때도 있고 때론 전혀 몰랐던 것을 깨닫게 되는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신세계를 발견한 것처럼 흥분과 감격, 기쁨과 전율에 혼자 무릎을 치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역시 “언젠가~”이란 마음으로 구해둔 책을 펼쳐 보다 정말 기막힌 것을 발견하였고 그 순간 진리의 오묘함과 그 본문 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된 것이 너무 기뻐 정신 나간 것처럼 웃다 우는, 속된 말로 혼자 생쇼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책을 구해 둔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아마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맛에 이책 저책을 사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요즘은 거의 이스라엘이나 유대와 관련한 책들을 구매하고 있는데 그 책들을 통해 그동안 알 던 것이나 기독교의 해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정보를 얻곤 합니다.
한편으로는 “왜 좀 더 일찍 이런 책들을 접하지 못했을까, 그랬다면 더 달라졌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생기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나마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감사하다는 양가의 감정이 교차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토록 구하고 싶어도 절판이나 품절이 되어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몇 책들입니다.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도저히 구할 수 없어 중고서점에 등록되거나 재출판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구할 방법이 없기에 마냥 기다리고는 있습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어느 중고서점 책장 한켠에 꽂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국내 모든 중고서점을 다 돌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 하갈의 눈을 열어주시듯 제 눈과 귀를 열어주셔서 구하기를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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