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9-0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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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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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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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 시인의 ‘너를 위하여’라는 시에 보면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내용 중 밤 기도가 길고 오랠 수는 있지만, 그 밤에 오직 한 가지 기도만을 되풀이해서 하고 또 하는 기도의 내용이 무얼까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후 시를 계속해서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내용이라는 것은 짐작이 되나 전체 내용을 볼 때 그 말만 되풀이, 반복하는 것은 아닐 것이고 그렇다면 이런저런 말들이 계속 이어진다고 보이는데 어째서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고 하였을까 나름대로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가지고 되풀이할 수도 있으나 한 가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길기에 다소 엉뚱한 상상을 펼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 가지만을 되풀이해서 하는 기도는 그만큼 간절하다는 것일 거고 그만큼 사무치고 소원으로 똘똘 뭉친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나는 과연 그렇게 한 가지만을 되풀이해서 기도했던 적이 있었는가를 되돌아보니 살아오는 동안 몇 번 그런 기도를 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는 무슨 나라와 민족을 위하고 하나님의 교회와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한 것이라기보다는 대부분 나에 대한 개인적인 기도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간혹 그렇게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중보기도와 교회, 하나님의 일을 위해 잠시지만 집중하여 그 기도만 드린 적도 있으나 장기간에 걸쳐 오직 한 가지 기도만을 되풀이하여 기도한 것은 개인에 대한 기도가 대부분일 것 같습니다.
목사 안수를 위해서, 사역지를 위해서, 때로는 무언가의 도움을 위해서, 짧은 내용이지만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그때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분들이 분명 주위에 여럿 있지만 그래도 왠지 기도 부탁할 사람이 없다는 고립감에 기도 부탁도 못 하고 혼자 끙끙 앓아가며 기도하고 또 기도했었습니다. 정말 기도 부탁할 이가 아예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런 기도를 부탁하기가 조금 뭣해서입니다.
전도사요, 목사이기에 성도들로부터 기도 부탁을 받을 때가 있으나 정작 나 자신의 문제를 두고는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지 못하는 형편과 실정이 서글펐지만 그게 현실인지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그런 기도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뭔가 큰 문제가 있거나 죄를 지었거나 사고를 친 것이 아니니 그런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순전히 나와 하나님 사이에서의 일입니다.
새벽기도, 수요기도회 등과 같이 공식적인 기도시간이 아닌 개인적으로 하나님과 독대해가며 기도해 본적이 오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조급함에서 시작한 기도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돌아보며 묻고 구하고 아뢰는, 개인적으로 참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슨 기도냐고 물어도 대답하지 않을 겁니다. 대신 그런 제가 생각나시면 하나님께 그저 이목사를 한 번 만나주십사, 들어주십사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저는 한 가지 기도를 되풀이하며 하나님 앞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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