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7-1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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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지는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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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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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이니 당연히 설교를 할 수 밖에 없고 해야만 합니다. 싫든 좋든 버겁든 즐기든 목사가 된 이상 설교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없고 벗어날 수도 없습니다. 현직에서 목회하는 한 설교는 늘 목사와 함께 합니다.
한동안 설교가 즐거웠던 적이 있습니다. 설교 준비하는 것이 즐겁고 원고 작성이 즐겁고 강단에 서서 설교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다른 건 다 못하더라도 설교만큼은 절대 놓치지 않을 거라 다짐 한 적도 있고 설교할 기회가 주어지면 시간 내기 어려울 경우를 제외하곤 국내나 외국이나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개척할 때는 주일 오전, 오후, 수요, 새벽, 금요, 심방, 병원, 애경사까지 모두 혼자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런데도 설교 준비하고 설교하는 것이 버겁거나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렇게 즐기던 설교가 조금씩 힘들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두 해 전 몹시 아프고 난 뒤 그동안 줄곧 해오던 책별 강해설교를 멈추고 책 구분 없이 여기저기서 본문을 정해 설교해 오고있습니다.
몸이 아파 한 달 간 휴가를 내고 집에 머물며 생각하고 기도하고 묵상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지만 그동안 해오던 설교 패턴을 바꾸기란 쉽지 않았고 누구보다도 저 자신이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어렵게 내린 결정을 멈추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데 그런 설교가 하면 할수록 설교가 점점 더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설교가 어렵다는 건 이제야 조금이나마 설교에 대해 철이 들고 무언가 알아가고 있다는 뜻인데 설교가 하면 할수록 힘이 든 이유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설교가 본래 성경의 뜻에 맞춰 올바른가 하는 점 때문입니다.
이번 주 목요일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을 연계해서 강의할 기회가 주어져 준비하면서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을 연결하여 다시 살펴보니 그동안 제가 알던 것과 약간의 차이들이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해석의 관점에서 보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고 어느 경우에는 정반대의 견해로 돌아설 수도 있겠지만 강의를 준비하다 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무지한 가운데 성경공부를 인도해 왔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주일마다 하고 있는 설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문을 대하면 대할수록 그동안 안 보이던 새로운 것들이 보이고 모르던 것을 알게 되고 마음에 와닿지 않던 부분들이 새삼 느껴지면서 이전의 설교가 얼마나 얕고 피상적이고 부족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같은 수준의 설교이지만 그래도 본문에 담겨있는 하나님의 본래의 뜻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런 마음이야 이전에도 같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더 조심스럽게, 더 주의하면서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런데 설교 준비하기 위해 성경을 펼치고 관련 서적을 읽고 묵상할 때마다 설교가 점점 더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사실 이전보다 준비는 편해졌습니다. 그러나 설교가 가지는 무게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그에 따른 압박도 점점 더 늘어만 갑니다.
어느 토요일은 설교 원고를 작성하던 중 가슴이 옥죄이는 듯한 통증이 오고 어느 때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어지럽기도 합니다. 그만큼 부담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의 수준밖에 못 하는 건 모든 면에서 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주의 자비와 불쌍히 여기심을 바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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