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6-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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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성서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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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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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열심은 때로 큰일을 해내기도 하고 역사의 한 획을 긋기도 합니다. 지난 목요일 그 현장을 보고 왔습니다.
지난 목요일 함께 성경 공부하는 분들과 인천에 있는 국제성서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강사로 섬기는 한 분이 박물관장으로 있어 자연스럽게 회원들 사이에서 박물관 견학 이야기가 나왔고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진행 중임에도 인원 제한이 없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못하던 차에 일산에서 인천까지 비록 거리는 멀지 않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고속도로를 타는 외출인지라 부담 없이 다녀왔습니다.
가서 보니 박물관은 크게 두 영역으로 나누어졌는데 하나는 성경에 관련된 내용이고 다른 한 영역은 성경과 관련하여 절기, 성경 기록 언어, 성전 등에 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먼저 성경과 관련한 해설을 들으며 전시된 유물들을 둘러보았는데 한 개인의 열심히 어떤 열매를 맺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서박물관은 주안감리교회 목사인 한경수 목사(1926~2011)가 40년 동안 44개국에서 중세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성경 관련 유물들을 수집함으로 세워졌는데 수집한 유물들 가운데는 정말 희귀본이랄 수 있는 성경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킹제임스성경이 있는데 전 세계 단 7권 밖에 없는 것으로 가치로 따지자면 대략 3억이 훨씬 넘는 금액이라고 합니다. 또한, 본래 성경을 인쇄할 때 잘못 번역이 되었거나 오타가 나오면 같이 인쇄한 모든 성경을 다 폐기하고 수정하여 다시 출판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어찌 된 일인지 잘못 번역되었음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그 여자, 그 성경 (남자와 여자를 혼동하여 각각 두 인쇄소에서 남자와 여자로 다르게 출판한 성경) 과 식초 (포도주와 식초를 구분하지 못하여 잘못 번역하여 출판한 성경) 성경 등이 그 예입니다.
그 외에도 중세시대 수도사들이 기록한 양피지 성경과 찬양,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로 출판한 성경, 종교개혁자들이 사용하였던 성경들, 히브리어와 헬라어 등 성경 기록 언어와 다른 언어를 대조하며 읽을 수 있도록 출판된 폴리그롯츠 성경, 구스타프 도래 등의 그림 등을 삽화로 넣은 성경, 영국 여왕에게 헌사한 성경 등 국내외적으로 거의 구하기 힘든 성경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된 성경 등을 보면서 국제성서박물관을 세운 한경수 목사님의 그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국의 별로 알려지지 않은 한 교회를 담임하는, 이름도 생소한 목회자가 성경에 대한 열의와 열정으로 40년에 걸쳐 44개국을 다니며 값의 고하를 막론하고 희귀본을 포함하여 저렇게 많은 성경을 수집하였다는 데에 머리가 숙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득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는 시 가운데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내게는 무언가 인생을 걸고 목숨을 걸만한 한 가지라도 있었는지를 곱씹으며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습니다. 후에 하나님 앞에 설 때 “넌 무엇에 인생을 걸었느냐” 물으신다면 아무 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름 한다고 하고 있는 것이 있지만 정말 남들이 보기에도, 무엇보다 주님 보시기에도 인정받을 만한 일인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무언가 남기기 위해서가 아닌 온 힘을 다 쏟을 만한 그것, 이제부터라도..’라는 마음을 다지며 돌아오는데 생각에 너무 골몰해서인지 자유로에서 그만 나가야 할 길을 놓쳐 한참을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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