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9-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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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길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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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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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자다가 깼는데 그날이 화요일임에도 오늘이 토요일이지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쳐지나갔습니다. 잠시 동안이기는 하나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잠에서 막 깨어나 정신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잠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에도 머릿속이 개운하지 않았고 이것저것 여러 생각들이 뒤엉켜 잠시 침대 끝에 걸터앉아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야 일어나 거실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나온 2020년 8개월이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 누구 말처럼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을 경험하게 되면서 마치 긴 잠에서 눈이 떠졌지만 지금 내가 보는 것이 꿈속인지 현실인지가 분간이 안 되는 그런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목회하는 동안 비대면 예배를 드릴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저와 우리 교회 성도들 잘못이 아님에도 상황과 현실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성도님들에게도 충격이었겠지만 목사인 제게는 조금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일종의 영적인 트라우마 라고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충격이었습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근본주의 신학을 견지해 왔습니다. 근본주의 신학은 성경의 무오성, 예수님의 신성과 대속의 죽음, 육체적 부활과 승천, 재림, 그리고 동정녀 탄생 등을 믿습니다.
이에 반해 많은 분들이 근본주의를 거부하는데 근본주의 신학을 거부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근본주의 신학을 믿는 이들의 태도를 거부하는 것인지는 구분해서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어찌되었든 비대면 예배가 현실로 닥쳤을 때 처음에는 무척 혼란스러웠습니다. 비대면 예배가 신학적 측면에서 그동안 견지해오던 근본주의 신학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이는 별도의 건으로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이 서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는 신학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였고 그 결론에 따라 비대면 예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제 의지가 아닌 주어지고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현실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진행된 것이기에 아직도 혼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지내온 8개월이었고 돌아보니 그 시간이 마치 긴 잠을 자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하나님께서 그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은혜를 주셨는지 서서히 눈에 무언가 보이고 손에 잡히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건 그냥 이대로 시간만 보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지나야 이 모든 일들이 멈춰지고 예전으로 돌아갈까를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완전히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 생각이 틀려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만일 생각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면 남은 건 앞으로 우리들이 가야 할 새로운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은 저나 성도님들이나, 그 외 다른 어느 누구도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길입니다. 당연히 아무 것도 예측하거나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로 인도하심을 바랄뿐입니다. 무엇이 되었든 하나님께서 제게 은혜와 지혜를 주셔서 잘 판단하여 앞으로 남은 길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기도의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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