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8-3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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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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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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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목사이기에 많은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목사의 고민이라 함은 목사가 되었기 때문도 아니요 목사로서의 한계 때문으로 인함도 아니며 자질이나 기타 목사인 제 자신의 일로 인한 고민이 아닙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생각도 못한 감염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목회 활동과 교회 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짐으로 인한 고민입니다.
그동안 목회를 하면서 나름 신경을 쓰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것이 병원 심방입니다. 지금이야 벌써 몇 번의 이력이 붙었지만 난생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 정말 방문자가 다섯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목사인데 하는 생각에 실망 내지는 서운함, 섭섭함까지, 목사임에도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상태였기에 그런 서운함이 마음에 남아 있었던 것 같고 그 이후 목회를 하면서 치료나 수술 등으로 병원 입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퇴원할 때까지 두 번, 세 번 찾아갔고 청년부 수련회에서 돌아오다 사고로 수술까지 했던 하영이의 경우 매일 가다시피 했습니다. 처음 입원했을 당시 느꼈던 생각이 동인이 되어 다른 것은 잘 못해도 병원 심방 하나만큼은 잘해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병원 심방조차도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그러나 못하는 것은 병원 심방만이 아닙니다. 작년 11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강타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금까지 4월 부활주일부터 한 달간, 그리도 다시 지난주부터 두 번째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 교회의 모든 활동은 다 멈췄습니다. 목장 모임도, 주일 교회 식사와 오후 예배, 전교인 새벽기도회와 주중 중보기도, 그리고 목장 빌딩업에서 계획하였던 모든 프로그램들까지 누구 하나 이의 제기 없이 그냥 넘어갔습니다. 원치 않던 유월이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한 성도들의 신앙적 피로도도 쌓여가고 있겠지만 누구보다도 마음이 쓰이는 건 아무래도 목사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만 보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니 몸은 그지없이 편안합니다. 주일날도 오전 예배만 마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고 교회 내 모든 활동이 멈추었으니 오전에 출근, 저녁에 퇴근이 하루 일과의 전부입니다. 그러나 그로인한 심적 부담감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잘 하지도 못하는 목회조차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제한되다보니 제 자신의 잘못으로 인함이 아님에도 성도들을 향한 미안함과 송구스러움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고 워낙 미욱한 사람인지라 그에 따른 창의적 목회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제 자신에 대한 자괴감은 날마다 조금씩 그 크기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한 동안 이와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만 각 개교회별로 맞는 대안이나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원론적인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실제적인 도움은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 모든 교회를 컨설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짐작컨대 마스크 제작 업체를 제외하고는 국내외 모든 기업들이 다 어려움에 허덕일 것이고 이런 상태가 조금 더 연장된다면 그야말로 폐업이나 도산 등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기업이나 사업체, 개인사업장들이 많이 있을 터인데 이런 아픔을 안고 하루를 버티는 성도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함에 정말 미안하고 송구할 뿐입니다.
이를 위해 묻고 기도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저는 비할 데 없으신 성령님께서 직접 찾아가 주시어 각자에게 필요한 지혜와 도움과 위로를 내려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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