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8-30 08:42
|
교회의 양비론(兩非論)
|
 |
|
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73
|
요즘처럼 교회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교회란 무엇인가? 이미 신학생 시절부터 귀에 따갑도록 듣고 또 듣고 읽고 또 읽어 왔던 얘기입니다. 그런 교회의 본질에 대해 이십년이 넘은 지금 또 다시 생각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지난 수요일부터 모든 대면 집회가 금지되었습니다. 그동안 금지 대상이 아니었던 정규예배까지 강제적으로 금지하여 교회 내 모든 활동이 온라인 내지는 금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양시 교회 두 곳과 용인 한 곳, 서울 한 곳의 교회들을 통해 재확산이 빠르게, 그리고 어느 때보다 전 방위적으로 폭 넓게 확산하고 있어 이에 따른 부득이한 조치라고는 하나 한 편 그동안 정부에서 원하는 만큼 방역을 잘해왔고, 그토록 하지 말라고 권면해왔던 식사와 소그룹까지 하지 않고 협조해오던 교회들까지 모두 함께 교회라는 울타리로 엮어 예배든 소그룹이든 모든 현장 모임을 금하고 비대면 으로만 하라는 것은 너무 한 것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듭니다.
어느 때든 늘 첨예하게 대립되어 왔던 양측의 입장과 견해에 대해 양쪽 모두를 비판해온 양비론이 존재해 왔고 이는 정치와 경제, 환경과 학문의 세계를 넘어 교회 안에서도 존재하는 실제이고 현실인데 이번 대면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역시 교회 내 양비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세상은 좌우의 진영 논리에 휘말려 왔습니다. 한동안 먹고 사는 문제로 인한 다툼과 전쟁, 그리고 개인의 야망과 탐욕의 충족을 위해 일으킨 정복전쟁의 시기를 제외하고 세상은 거의 양진영의 다툼으로 세상이 이어져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세상은 좌우, 보수와 진보의 다툼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정치계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 문화, 환경, 사회, 문학과 학문, 더하여 종교계까지 세상의 역사는 진영 논리의 대립과 다툼의 역사라 볼 수 있는데 어느 순간 그 사이를 비집고 양비론이 등장하여 마치 저울의 추처럼 나름 조정자 내지는 화해자 역할을 해오며 그런대로 균형을 유지해왔는데 그런 양비론이 교회 안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회 내 양비론은 이도 저도 아닌 박쥐나 회색분자와 같은 모습도 아니고 또한 좌와 우, 보수와 진보의 끝없는 진영의 논쟁과 서로를 향한 헐뜯음을 모두 싸잡아 비판하는 그런 양비론이 아닌 벌어진 일과 일어나고 있는 상황과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양비론입니다.
이번 몇 교회들을 통해 촉발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확산이 뜬금없는 선과 악의 대립의 양상으로 바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바탕에는 각자가 속해 있는 정치적인 입장의 입김이 마치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만드시고 살려 일으키기 위해 코에 불어넣으신 생기처럼 양측의 주장에 불어넣어져 힘을 키우고 그 힘으로 비난과 혐오, 증오와 살인의 심정이 담긴 칼을 마구 휘둘러 서로 간 상대에게 화해가 불가능할 정도의 깊은 상처들을 입히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참 기가 막힌 것은 좌우를 떠나 이런 정치적 입장이 하나님과 말씀의 선까지도 넘어서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어느 때보다도 교회 내에 실제적인 양비론이 필요할 때입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현 상황에 대해 양쪽 가운데 어느 한 쪽이나 방향으로 기울어지지도 않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침묵하기에 또 하나의 진영으로 손가락질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 쪽으로도 넘어가지 않고 나름 중심을 지키며 하나님만 바라보며 은혜와 긍휼을 구하는 양비론이 필요합니다.
서로 남 탓하는 논리의 주장으로는 어떤 회복도 치유도 일구어 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상처만 더 덧나게 하고 크게 키울 뿐입니다. 지금은 “성령님 오시옵소서. 오셔서 우리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우리 모두에게 주의 마음을 심어주옵소서”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