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7-1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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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가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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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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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떤 상황과 순간을 지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가치와 신념을 가지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사람이 변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몹시 아팠던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올 5-6월을 지나면서 저도 모르게 작년의 일들이 문득문득 떠올랐고 그때마다 그 순간의 느낌과 기억들이 생생함으로 제 주변을 떠돌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이 되면서 그때의 경험들 대부분이 사라지고 지워졌지만 몇몇 순간들은 마치 어제 일처럼 마음과 기억에 남아 여전히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 줍니다.
특히 늦은 밤 아파트 옆을 지나는 버스가 기어를 바꾸기 위해 액셀을 밟는 소리가 그때의 그 기억을 되살려 그때로 돌아가게 만듭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하였고 그때의 마음과 감정이 무엇인지는 잊었지만 그 소리가 들리면 저도 모르게 작년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짐작컨대 그 소리가 들릴 때 무언가 제 나름의 깊은 생각, 혹은 두려움, 염려 등을 하고 있었고 그때의 감정이 너무 강하게 남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마 제 평생 그렇게 아팠던 적이 처음인지라 기억 한 편에 각인되어 마치 오래된 편지들을 고이 접어 상자 안에 차곡이 쌓아둔 것 같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오히려 잠이 부족하다 싶을 만큼 잘 자고 있는 현재가 이상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우선 설교의 패턴이 완전히 라고 까지는 못하겠지만 일정부분 달라졌습니다. 아프기 직전 행제자학교에서 설교를 주제로 강의를 하였는데 그때 제가 강조한 것 가운데 하나가 본문 연속 강해설교였습니다. 담임이 되어서는 말할 것 없고 부교역자 때도 어김없이 나름 고집해온 설교룰 가운데 하나가 성경 66권 중 한 권을 정해 연속으로 강해하는 설교였습니다.
부목사 시절 설교할 기회가 주어지면 사무엘상을 연속으로 설교한 적이 있습니다. 부목사이니 설교 기회가 자주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다른 부교역자들과 돌아가며 하게 되므로 어쩌다 한 번 하는 설교도 오랜만에 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사무엘상을 강해하자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어느 권사님께서 제게 ‘구약을 전공했냐, 왜 구약만 설교하느냐’역정을 냈지만 그럼에도 연속 강해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년, 고린도전서를 강해하다 발병이 되었고 그로 인해 두어 달 쉬었다 다시 설교를 시작할 무렵 무엇을 설교할 것인가를 두고 참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해오던 것이 있어 마땅히 다시 고린도전서를 강해해야겠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몇 번 생각하고 고민을 하고 기도를 해봐도 마음에 평안이 없었습니다. 마침 아프면서 읽었던 책들의 영향을 받았는지, 아니면 하나님의 감동이었는지는 몰라도 마음속에서 연속 강해설교를 내려놓으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졌고 다시 설교를 시작하면서는 연속이 아닌 그야말로 매주 성경 66권 가운데 한 곳을 정해 설교하고 있습니다.
성도님들께는 어느 설교가 더 맘에 드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설교 형식이 맘에 듭니다. 한 편 연속 강해를 내려놓음으로 인한 심적 부담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하는 것만이 설교의 정석이 아니기에 그냥 연속에 대한 짐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인도를 구해가며 본문을 정하고 설교를 합니다.
사람이 갑작스럽게 달라지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저처럼 딱히 이것이다 꼬집고 내세울 것이 없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 또한 뭔가 (제게는 질병이) 동기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설교 형식이 또 언제 바뀔지 모릅니다. 다시 예전처럼 연속 강해로 돌아갈지 아니면 전혀 다른 제3의 방법을 택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건 그때 일이고 지금 저는 제가 선택한 방법대로의 설교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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