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6-0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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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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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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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차를 타고 좁은 골목길을 지날 때였습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는 길이라 어느 한 쪽이 비켜줘야 했고 조금이나마 덜 진입한 제가 비키기로 하였습니다. 그래도 제법 긴 거리를 후진으로 차를 빼고는 앞차가 지나기를 기다렸고 드디어 그 앞차가 제 옆을 지나는데 당연하다는 듯 앞만 보면서 그냥 스쳐 지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기분이 언짢아졌습니다. 나름 제법 긴 거리를 후진으로 차를 빼주었으면 손이라도 한 번 들어주면 좋으련만 당연하다는 듯 지나는 모습을 보며 맘이 상한 겁니다.
그러고 보니 마주친 골목길에서 제가 차를 빼주거나 비켜서 기다려 준 때를 생각해 보니 열에 여덟, 아홉은 상대로부터 고맙다는 표시를 받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운전하며 차선 변경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열에 여덟, 아홉은 차선을 변경한 후 비상등을 깜박여 고맙다는 표시를 하지 않습니다. 끼어들기일 경우 혹 길게 늘어선 줄 중간에 끼어들기를 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대부분 한 두 차량일 경우 당연하다는 듯 고맙다는 표시를 하는 사람 역시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끼워주지 않았다고, 양보해 주지 않았다고 빵빵거리거나 옆을 지나며 험악한 인상을 쓰거나 심한 경우에는 보복운전까지도 합니다.
정말 누구말 대로 배려해주면 권리로 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깜박이를 켰다고 당연히 차선변경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빼주고 비켜주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건 기본 상식의 문제입니다.
언젠가 어떤 분이 언제부터인가 식당에 들어가면 ‘어서오세요’대신 ‘몇 분이세요’를 묻는다며 몇 사람인지 보면 알 것을 굳이 인사도 없이 인원수부터 묻는 다는 글을 써놓은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차피 식당 테이블이라는 것이 4인 기준일 것이고 한 명이 왔던 네 명이 왔던 한 테이블 차지하기는 마찬가지이고 설사 4명이 넘어도 테이블을 조정해 주면 그만인데 인사도 없이 인원수만 묻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여 기분이 나빴던 것 같습니다.
밥 한 끼 먹으러 가서 예의를 찾는 게 조금 모양새가 그럴지 몰라도 저 역시도 그분 말에 십분 동감이 됩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배려와 양보, 감사에 인색하다는 증거입니다.
마침 얼마 전 년 초 개인 영성을 위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감사노트 작성하기였고 100일을 잘 마친 분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저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나름 감사를 습관화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식당에 가서 반찬을 추가 주문해 갖다 줄 때는 반드시 고맙다는 말을 합니다. 처음 반찬을 내올 때까지는 그분의 역할이고 일이기에 넘어간다지만 추가로 주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의 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운전하면서 상대가 양보해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선 변경이나 끼어들기를 한 후에는 빠짐없이 고맙다는 표시를 하려고 애를 쓰고 아내에게도 차선 변경 후 반드시 비상등을 깜박여 주라고 말을 합니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는데 그 한 번의 감사 인사나 표시가 상대의 짜증과 화나는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서라도 피차 마음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면 해서 나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상대가 감사 표시를 안 했다고 삐지는 건 분명 속 좁은 행동입니다.
그것까지도 감사할 수 있는 게 진정한 감사일진대 그렇게 보면 저는 아직도 한 ~ 참이나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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