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12-0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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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방향,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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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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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태국을 다녀왔습니다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왕복 비행시간의 차이인데 한국에서 갈 때는 비행시간이 6시간인 반면 태국에서 올 때는 5시간으로 무려 한 시간이나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이유인즉 바로 편서풍 때문입니다. 항공기의 비행시간은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항공기는 비행 중 맞바람(head wind)을 받으면서 비행하면 비행시간이 길어지고, 반대로 뒷바람(tail wind)을 받게 되면 바람이 등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어 비행시간이 그만큼 짧아지는 것입니다.
늘 태국에서 귀국할 때는 밤 시간인지라 잠을 자느라 비행기의 속도가 갈 때에 비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직접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항공시간이 다른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바쁜 분들에게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빠를수록 일찍 도착하여 좀 더 여유를 갖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에게 속도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오죽하면 한국말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조차도 ‘빨리빨리’ 다 알고 있다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들어 많은 분들이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방향’이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너무 바쁘게 몰아치니까 지금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 방향인지 아니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조차 분간하지 못하고 냅다 달리기만 하고 있기에 나온 말인 듯싶습니다. 당연히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방향입니다. 방향이 옳아야 일을 해도 잘못되거나 틀림이 없고 다른 길로 빠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간혹 은행이나 병원, 관공서 등에 가서 차례를 기다릴 때 앞의 분들의 일이 더디 진행되거나 하면 기다리는 입장에선 답답할 때가 한 두 번 이 아닙니다. 이럴 때면 그저 빨리빨리 진행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러나 속도는 빠른데 방향이 잘못되어 있다면 아무리 일을 잘 마쳐놔도 그건 결국 헛일 한 것입니다. 목표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방향입니다.
그런데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방향이라면 방향보다 더 중요한 건 동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하나님의 일과 관련된 일일수록, 하나님의 일을 함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아무리 방향이 같아도 하나님과 동행하지 않는다면 그건 혼자만의 일이요 자기 능력으로 한 일이며 주님보다 앞서거나 뒤져서 하는 일일 뿐입니다. 당연히 혼자 하는 일이니 힘이 들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고 시험에 들기도 하며 때론 그만두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방향이 같다면 속도까지도 주님과 맞춰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동행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진정한 동행이 되려면 마음까지 같아야 합니다. 두 사람이 동행해도 각각 다른 마음을 갖고 있고 다른 계획과 뜻을 갖고 있다면 진정한 동행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태국에서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함께 한국으로 올 때 분명 같은 공간 안에 있고 같은 속도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해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행이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한국이라는 방향과 도착하는 시간까지는 동행이겠지만 그 후 각자의 삶이 있기에 잠시 동안의 동행은 될지언정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행은 아닙니다.
비행기를 타고 오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보니 어떤 이들은 깊이 잠들어 있고 어떤 이는 책을 보고 있고 어떤 이는 서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동행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나님 앞에 서는 날까지 속도며 방향이며 마음까지도 주께 맞춰 걸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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