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1-0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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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21주년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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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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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이 참 시끄럽습니다. 나라가 온통 ‘순실’로 벌집을 건드려 놓은 것 마냥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진정성은 차제로 하고 한 가지 사건을 가지고 대통령이 연이어 두 번이나 사과를 해야 했고 한쪽에선 진정성에 의문을 품고 지속적으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이번 ‘박-최 게이트’의 틈을 타 그동안 별 다른 소리 없이 지내던 이들까지도 일제히 목소리들을 높이고 있습니다.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이겠지요.
경제계에선 한국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떠받치고 있던 기업들이 주변 신흥 국가와 기업들의 거센 도전과 국내 여러 악재들로 인해 지금 당장의 시장은 물론 앞으로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고 거기다 ‘박-최 게이트’의 파장이 자신들에게 미쳐질까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숨죽여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종교계, 특히 기독교계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수치스런 이야기들로 이런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입도 뻥긋 못함은 물론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뿐만이 아닙니다. 북한의 핵을 비롯한 문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떤 형태로든 한국에 영향을 끼칠 미국 대선도 도무지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저런, 요즘 한참 시끄러운 일들을 지켜보며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정말 큰 문제이긴 하지만 그보다 이후가 어찌 될지가 더 걱정입니다. 한 마디로 앞으로의 생존이 걱정입니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한국은 과연 이런 온갖 종류의 악재의 거센 파도를 무사히 잘 넘어 그 파도를 즐기며 나갈 것인가, 아니면 그 파도에 휩쓸려 떠밀려 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오랜 전 ‘생존을 넘어서는 교회’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교회들이 점점 갈수록 본질을 떠나 생존을 위한 교회로 전락해 버렸는데 주님은 그런 교회를 세우신 적이 없고 그런 교회들은 교회로서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때나 목회가 쉬운 시절은 없었지만 갈수록 목회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들이 더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목회를 어렵게 하는 요소들이 우리 사회와 삶 전반에 걸쳐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심지어는 압도적인 현대 문화와 가치관과의 경쟁도 모자라 지역 내 다른 교회들끼리의 무한 경쟁 체제로 내몰리면서 목회의 현실은 더더욱 암담하고 처량하기까지 합니다. 이른바 교회들의 ‘생존게임’이 시작된 것입니다.
교회들이 살아남기 위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지만 역설적이게도 ‘생존의식’에 빠진 교회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교회의 본질은 경쟁과 생존이 아닌 생명 살림과 하나님 나라 확장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마땅히 부흥하고 성장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본질에 입각한 변화와 갱신이 없는 부흥과 성장은 무의미합니다. 외형은 키웠어도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면 살살 불어오는 바람에도 흔들리고 마침내는 뿌리째 뽑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변화와 갱신은 본질에 바탕을 두고 복음에 비추어 시대와 상황을 읽고 그 해석을 적용하여 앞으로 나갈 길을 찾아내고 거기에 맞춰 자신의 존재 양식과 가치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바울의 교회는 이제 설립 21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22주년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 것입니다. 설립 21주년을 맞이하며 바울의 교회의 담임목사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교회의 본질은 잃어버린 채 생존만을 염려하고 걱정하고 몸부림치는 교회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후의 바울의 교회는‘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러면 이 모든 것을 더하여 주시리라’는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영혼 구원-생명 살림과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교회의 본질을 향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도님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도움, 참여와 수고가 필요합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에도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교회, 누구에게라도 자신 있게 권하고 추천할 수 있는 교회는 어느 한 사람의 몫이 아닌 우리 모두의 몫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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