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3-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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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 때문에 시험에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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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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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에게 있어 설교란 자기 존재의 증명이고 자기 가치의 실현입니다. 그래서 청교도들은 ‘설교하지 못하는 목사는 짖지 못하는 개’라고까지 평가하였습니다. 개는 짖음으로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법인데 그런 개가 짖지 못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자기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란 뜻입니다.
물론 설교를 잘한다는 것이 무엇이냐에 대해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지만 핵심은 목사에게 있어 설교는 절대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을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설교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설교에 대한 많은 책들, 세미나 참석, 학위에 이르기까지 나름 할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런데 그것밖에 안 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많은 노력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D.Min 수업할 때 담당교수의 가르침 가운데 ‘2040’이란 것이 있습니다. 주 20시간 연구하고 40번 본문을 읽는 것입니다. 해서 주마다 매번 20시간 설교를 위해 연구하지는 못한다 해도 많은 시간을 들여 본문을 해석하고 분해하고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 편의 설교가 완성되었고 그걸 가지고 주일마다 성도님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왔던 설교에 대해 제 스스로 시험에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두 달 전쯤부터 제 스스로 설교에 대한 회의가 들었습니다. “이렇게 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무엇이 달라질까, 수고만 할 뿐인데”공교롭게도 마침 야고보를 강해할 때 이런 시험이 찾아 왔고 시험에 대해 설교하면서 정작 제 자신은 시험에 들었던 것입니다.
이 시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던 애를 썼습니다. 기도도 하고 마음 다스림을 위해 책도 읽고 묵상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한 해결은 정말 야고보서 그대로였습니다.
어느 날 이를 위해 기도하던 중 그동안 설교를 위해 나름 무던 애를 쓴 것이 실상은 제가 설교를 도구화하기 위함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설교를 통해 무언가 이루고, 어떻게 되어 보겠다는 은밀한 야심과 기대가 제가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숨죽이고 저의 내면에서 버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걸 깨닫는 순간 제 시험의 원인을 발견하였습니다. 그건 제 기대대로 일들이 이루어지거나 되어 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야고보의 말처럼 제 욕심에 따라 시험에 들었던 것입니다.
당연히 성령님까지 도구화하려 하였습니다. 성령께서 설교를 사용하시는 것이 아니라 설교를 위해 성령께서 오셔야 한다는 신성모독을 범한 셈입니다. 이를 깨닫자 그동안 설교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던 의문이 순식간에 풀려버렸습니다.
얼마 전 이를 깨닫고는 설교를 위한 저의 기도가 바뀌었습니다. 오병이어가 그대로 있으면 오병이어로 끝나지만 주님의 손에 들려질 때는 기적을 이루듯 그야말로 오병이어의 모습으로 주님의 손에 들려지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설교가 갑자기 달라지거나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성도님들에게 다가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해오던 방법 그대로 설교를 위해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설교 위에 성령님의 기름 부으심이 있기를 기도할 따름입니다.
성도님들도 이런 제 설교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주님의 손에 붙들리는 설교, 주님이 임하시는 설교, 주께서 사용하시는 설교가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만일 성령님이 역사하지 않으신다면 설교를 위해 제가 한 모든 일도 실상은 아무 것도 안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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