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2-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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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구입의 원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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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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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목사님들을 만날 일들이 있어 그분들 교회의 목양실을 방문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목사님들의 서재입니다. 서고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 어느 유형의 책들이 많은지를 살펴봅니다. 그걸 보면 그 목사님의 관심사가 무엇이며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목회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짐작은 저만의 판단이기는 하지만 나름 그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 몇 분의 목사님들이 저희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 한 목사님이 제 서재를 유심히 살피더니 이전보다 책이 더 많아졌다고 하자 다른 목사님이 “그냥 쌓아두는 거야” 라며 제 대신 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책이 많다 한 목사님이 제게 요즘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여러 목사님들이 모인 자리인지라 다시 대화가 이어졌고 그냥 지나치는가 싶었는데 또 다시 읽을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기에 요즘 한참 교계 내에 이슈로 떠오르는 책 가운데 마침 저도 읽고 있던 책이 있어 소개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이 책을 한 번 살펴보더니 이런 책 말고 당장 교회에 가서 사용할 수 있는 책을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글쎄요, 그런 책이 있을까요?” 하곤 말았지만 조금은 씁쓸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책을 쌓아만 두고 있다는 말이나 당장 써먹을 책을 소개해 달라는 말속에는 제가 책을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저하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이 볼 때는 마치 제가 수집품처럼 책을 사 모으고 당장 설교에 써먹기 위해 책을 구입하는 것처럼 보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나름대로 책을 구입하는 이유와 원칙이 있습니다.
우선 책을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의 부족함을 만회하기 위함입니다. 신학에 대해서 10년 넘게 공부하였지만 신학 전반에 걸쳐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신학 내에서도 제 전공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기에 그런 저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그 분야의 전문가들의 책을 구입합니다. 그분들의 책들을 읽다보면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통찰력과 깊은 혜안에 무릎을 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두 번째는 요즘 이슈가 되는 책들입니다. 이런 책들은 지금 한국이나 세계 교회들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요즘의 주제들이 무엇이며 문제와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대략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제 관심사에 대한 책들로 주로 설교에 관계되는 것들인데 성경의 배경이나 설명, 주석과 해석서, 그리고 원어와 관련된 설교 자료들과 다른 목사님들의 설교집들입니다. 이런 책들을 구입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성경본문을 분해할 때 도움이 되기 때문이며 설교집일 경우 설교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다른 분들의 견해를 참조하기 위함입니다. 저는 언어학자도 아니고 배경에 대해 전공하지도 않았으며 해석이나 주석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이런 책들을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런 책들을 무조건 구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 구입의 원칙이 있는데 첫째.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이든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든 제가 신뢰할 수 없는 분의 책이라면 일단 구입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아무리 이름이 나고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베스트셀러에 올라도 제가 신뢰하지 않는 분의 책이라면 구입하지 않습니다. 교만함일 수도 있고 그러다 양서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해도 구입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이슈가 되는 책이라도 우선 인터넷 서점을 방문하여 그 책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 (개론, 추천인, 저자 등)를 먼저 살펴보고 나서 제게 정말 필요한 책인지 등을 따져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합니다. 설교집을 구입할 때도 강해로 된 설교집을 중심으로 설교집 전체를 구입하며 저자에 따라 구입합니다. 같은 저자라 해도 강해가 아닌 일반 설교집은 구입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제가 그 본문을 가지고 강해설교를 할 때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지금 구입합니다. 나중에는 절판이 되거나 품절 되서 구하지 못할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부터 제게 약간의 도서비가 지급됩니다. 그러기에 더욱 도서 구입에 신경이 쓰입니다. 제가 양질의 책들을 잘 가려 구입하고 그것으로 저 자신은 물론 교회와 성도들에게 유익이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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