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2-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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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의 다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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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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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흥’, 크든 작든 목회를 하는 목사라면 누구에게나 주어진 절대불변의 명제요 소명이며 의무이고 전부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목회하는 목사라면 누구도 이 부흥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부인하고 자유하려 해도 해도 결코 벗을 수 없는 굴레가 부흥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다 부흥의 주역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부흥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조금씩 다른 내용으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부흥은 일반적으로 말하고 있는 ‘수적인 부흥’을 의미하며 이런 부흥의 입장에서 본다면 소위 능력 있는 목사와 그렇지 못한 목사로 나뉠 수 있습니다. 이는 다른 외부의 시선만이 아니라 목사 본인 스스로의 시각이기도 합니다. 수적으로 부흥을 시킨 목사는 능력 있고 영적인 목사이고 그렇지 못한 목사는 능력도 없고 영적인 힘도 없는 목사처럼 취급받기도 하고 목사 스스로 그런 열등감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는 세미나의 상당수가 바로 이 ‘부흥’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런저런 세미나를 참석하곤 하는데 공통적인 것은 교회 부흥에 대한 세미나가 다른 일반 세미나에 비해 월등히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참석한다는 것입니다. 이것만 봐도 한국 교회에서 부흥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 비추어 보면 저는 그야말로 부흥과는 거리가 먼 그런 목사입니다. 어떤 뛰어난 프로그램을 개발한 적도 없고 어떤 이들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는 열정도 강단도 체력도 없고 단 기간에 교회를 세 배, 네 배로 부흥시킨 적도 없고 교인 전체를 감싸 안을 만한 사랑이 갖춘 것도 아니고 병 고치는 신유의 은사나 다른 어떤 능력의 은사도 없을뿐더러 부흥강사들과 같이 회중을 쥐락펴락하는 말재주도, 남들이 인정하는 높은 수준의 학문적 소양도 갖추지를 못했습니다. 한 마디로 부흥을 일군만한 어떤 능력과는 거리가 먼 목사입니다.
다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잘하든 못하든 설교 준비에 나름 할 수 있는 만큼 준비를 다한다는 것과 (그런 설교를 전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순순하게 제 생각입니다만 가르침에 약간의 은사가 있을 뿐입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송요순 권사님 (문교순 권사님, 문정아 집사님 어머님)을 심방하였습니다. 허리 척추 뼈가 주저앉아 수술 후 퇴원해 계신 것을 이제야 찾아뵈었습니다. 물론 수술하셨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듣기는 하였지만 그건 핑계거리에 불과합니다.
저희를 보러 나오신 권사님은 저를 보시곤 웃으시며 ‘어디서 많이 뵌 양반인데’ 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말씀에 저도 아내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몸이 좋지 않고 치매도 약간 있으셔서 밖에 나오시지 못하고 집에만 계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려니 했었는데 얼마나 찾아뵙지 않았으면 저리 말씀하실까 하는 생각에서 오는 미안함과 죄스러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런 목사를 잘 참아주셨던 문정아 집사님께 얼마나 미안하던지 그저 미안하다는 말 외에는 다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혼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목회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요 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목사가 되어 이리도 무심한데 큰 문제없이 교회가 유지될 까닭이 없습니다.
그동안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은사가 설교를 준비하고 전하는 것이요 가르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였었는데 은사는 어쩔 수 없다 해도 해야 할 일 가운데 더 성도들을 돌보고 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나마 많지도 않은 성도들을 제대로 돌아보지도 살피지도 못했기에 부흥이 안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부흥 때문에, 부흥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양무리이고 제가 존재하는 이유이기에 성도들을 더욱 살펴야 하겠습니다. 부족하고 모자라도 그런 목사를 잘 참아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는 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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