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7-24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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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와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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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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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40여일 가까이 장마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긴 장마입니다. 장마가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햇빛 노출도 그만큼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작물 수확 역시 많이 줄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문제는 해는 나지 않아도 덥기는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물론 해가 쨍쨍할 때보다야 덜 덥겠지만 그래도 덥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제 방이 건물 끝에 있어서인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교육관 건물 전체에서 가장 더운 것 같습니다.
제 방의 창문은 두 개이지만 한 쪽은 책장으로 막아놔서 남은 하나로만 통풍과 환기를 시키고 있는데 바람이 불 때면 그런 대로 괜찮은데 바람 한 점 없는 날은 그야말로 찜통 그 자체입니다.
요즘처럼 장마철인 때면 더위에서 한 걸음 비켜서 있지만 그래도 창문을 열지 않고 지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장마철이기에 비가 올 때 창을 열면 바람에 빗방울이 들이쳐 마냥 열어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닫으면 덥고를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창문이 있는 곳이 책상 바로 뒤이고 방향이 서쪽이다 보니 오후가 되면 햇빛이 들어 빗방울이 들이치지 않아도 마음 놓고 열어 놓지 못하고, 가림 막으로 가리면 바람이 안 들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에어컨이 있지만 아낀다는 생각에 올 여름 들어 주일이나 손님이 오셨을 때 네 번 가동하고 나머지는 그냥 견디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든 설교 준비를 하든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렸을 때 선풍기 바람을 많이 쏘여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골치가 아파 와서 얼굴에 정면으로는 쏘이지 못하고 다리를 향해 틀어두어 그런대로 도움은 되지만 더위를 잊을 정도는 아닙니다. 새벽기도 시간에도 얼굴이 아닌 등 뒤쪽으로 틀어놔 바람만 느낄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에어컨이 필요할 때는 틀기로 한 것입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나 오후, 설교 준비하는 토요일 등에는 창을 열 수도 없고 해서 업무효율이나 설교준비를 위해 에어컨을 틀기로 하였습니다. 참을 수 있는데 까지 참아보고 힘이 들면 그때 잠시라도 에어컨을 가동할 예정입니다.
또 하나는 출근해서 옷을 바꿔 입는 것입니다. 출근할 때는 갖춰 입고 나오더라도 사무실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를 입는 것입니다. 이런 옷차림은 기온이 아주 많이 오르지 않은 날 오후에 창을 닫아도 선풍기를 돌리면 나름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출근해서 러닝셔츠 차림으로 지내보았는데 모양도 안 좋고 화장실을 가더라도 다시 옷을 입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혹 누군가라도 불쑥 찾아오면 보기에 안 좋을 듯 하고 해서 옷차림을 바꾸려 합니다.
이미 지난 금요일부터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긴 바지를 입고 있으면 바지가 땀으로 달라붙고 해서 불편하고 신경이 쓰였는데 반바지를 입고부터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위에도 반팔 티 하나 입는 것이니 러닝셔츠 위에 티셔츠든 난방이든 와이셔츠든 하나를 더 입고 지내는 것보다 휠씬 시원합니다.
그런데 저야 거의 혼자 하루를 지내다 보니 이런 옷차림이라도 누구 신경 쓸 일 없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의 고충은 대단할 것 같습니다. 더욱이 전기절약으로 에어컨도 마음대로 가동하지 못하니 이중 삼중 어려움이 느껴집니다.
혹 평일이나 토요일 교회에서 이런 옷차림으로 있는 저를 보더라도 채신없고 경건치 못하다 생각지 마시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 때문에 덩달아 에어컨도 켜지 못하고 더위를 참아가며 지내는 다른 교역자들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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