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7-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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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와 다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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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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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나름 좋아하기에 책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각각 생명의 말씀사와 두란노몰이란 기독교 인터넷 쇼핑몰에서 메일이 오는데 주로 신간도서 및 용품에 관계된 내용입니다. 그때마다 제가 주목해 살피는 부분은 신간과 도서 할인특가에 관계된 부분입니다.
일단 신간 목록을 살피고 그 가운데 제가 꼭 구입해야 하는 책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다음은 할인특가 상품 가운데 구입해야 할 책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신간은 말할 것 없고 할인특가 상품 가운데 정말 필요하였던 책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러면 두말 않고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 둡니다.
그런데 간혹 신간이든 할인도서든 필요할 것 같긴 한데 선뜻 장바구니를 클릭하기가 망설여지는 책들이 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몇 경우 그런 책들 가운데 내용이 기대이하이거나 아니면 책이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작거나 얇은 두께, 활자체 등이 전혀 뜻밖이어서 실망할 때가 여러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물을 보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 화면을 보고 구입하는 것이기에 책 목차와 표지, 지은이, 추천 내용 등의 정도가 대략적인 정보의 전부입니다. 그 외에도 책의 크기와 페이지수가 기록되어 있기는 하나 신경 쓰지 않으면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활자체는 아예 확인할 방법이 없어 그냥 믿고 구입하였다가 후회한 적이 한두 번 이 아닙니다.
책만이 아닙니다. 저는 떡을 좋아하여 아침식사 대용으로 떡을 먹을 때가 있어 간혹 아내와 마트에 갈 때 떡을 사가지고 옵니다. 지난 주간 아내와 함께 동네 주변 어느 마트에 들러 장을 보다가 맛있게 생긴 떡을 보았습니다. 마침 세일하느라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였고 해서 밤과 잣 등이 어우러진 약식과 기름이 흐르는 바람떡, 여러 고명으로 버무려진 호박떡 세 개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저녁 식사 전 바람떡을 먹는데 그간 먹던 바람떡 맛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대신 약식을 먹는데 찐득찐득하니 그건 더 이상하였고 남은 호박떡을 렌지에 돌려 보았는데 정말 아무 맛도 없었습니다. 그제야 지난 번 그 마트에서 산 떡과 약식을 먹어보고는 다시는 이 마트에서 파는 떡은 안산다고 하였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겉모양새에 또 한 번 속았던 겁니다. 다른 마트에 비해 값이 저렴한 것도 그런 이유였던가 봅니다.
보기와 내용이 전혀 다른 경우가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제 눈도 제대로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새삼 상대도 정직해야겠고 제 자신도 잘 판단하고 분별하는 지혜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제 아내는 이 비밀을 터득했는지 직접 눈으로 보기 전에는 거의 신뢰하지 않습니다. 도서 구입의 경우 이전에는 서점에 가서 직접 보고 사왔기에 실망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거의 인터넷으로만 구입하다 보니 가끔 그런 일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물을 눈으로 보고도 당하는 경우는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이런 일들을 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조금 더 신중하게 살펴 결정하고 한 번 경험한 경험치를 최대한 살려 판단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듯합니다.
사온 떡과 약식이 맛없다고 투덜대는 제게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떡은 어떻게 해줄 수 없고 약식은 내가 만들어 줄게요, 이번엔 잘할 자신이 있어”하는데 제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지난 두 번의 경험을 생각해 보면 사실 그게 더 무섭습니다. 그래도 아내가 만들어 준다니, 더군다나 이번엔 잘할 자신이 있다고 하니 한 번 더 속는 셈 치고 먹어 볼 생각입니다. 또 아내에게 속은 들 어떻겠습니까? 속이려고 속이는 것이 아니고 저를 위해서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기에 또 속는다 한들 기쁘게 속아 줄 요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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