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9-1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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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가 아버님 1주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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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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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제 아버님을 하늘나라로 보내 드린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작년 아버님을 국립 현충원 충혼당에 모셔놓고 온 이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가 뵙지 못하였으나 어제는 1주년이 되는 날이라 가족들끼리 모이기로 하여 아침에 국립 현충원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벌써1년이 되었나 싶게 금방 지나버린 1년이었습니다. 현충원 충혼당으로 가는 길을 따라 가다보니 날이 더 선선하게 느껴졌는데 날씨 탓도 있겠지만 아마도 아버님을 그곳에 모셔두고 왔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가는 도중 몇 묘역에선 하관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묘지와 납골당을 찾은 참배객들, 때론 현충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운동 하는 이들의 모습이 엇갈려 눈에 들어왔습니다.
몇 번 와 본 곳이지만 여전히 어색하게만 느껴지는 충혼당 위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1년 전 아버님을 충혼당에 모실 때 “아! 우리 아버지가 화려하게 사시진 못했지만 결코 잘못된 인생을 사신 것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였었는데 들어오고 나가는 참배객들을 바라보며 저분들의 아버지, 할아버지들도 인생을 잘못 사신 분들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님을 모신 곳에 가서 맨 위에 계신 아버님 사진과 그 옆의 명패를 보았습니다. 노안이 와서인지 희미하게 보이는 글씨를 떠듬거려 읽다가 다른 곳에 있는 사다리를 가져다 올라가 보았습니다.
아버님을 보내드리고 처음 아버님 집을 가서 운 것 외에는 아버님을 생각하고 운 적이 없는데 새삼 1주년을 맞아 그곳에 계신 아버님을 뵈니 나도 모르는 사이 울고 있는 저를 발견하였습니다.
장인어른이 여전히 건재하시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는 이제 더 이상 ‘아버지’하고 맘 편히 불러 볼 분이 없다는 사실과 유독 저희 아이들을 예뻐하셨던 아버지가 이만큼 자란 예슬이와, 예준이를 보시면 얼마나 즐거워하실까 생각하니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가족들끼리 모임이고 아버님이 나가시던 교회에도 알리지 않았기에 제가 간단히 기도하고 끝냈습니다. 다시 사다리에 올라가 아버님 유골함과 명패 사진을 몇 장 찍고 돌아서 나왔습니다.
새삼 1년 전 병원에 계시던 아버님 생각이 났습니다. 갈 때마다 휴대폰에 저장된 아이들 사진을 몇 번이고 보시곤 하시던 모습, 투석을 위해 모시고 내려 갈 때마다 그렇게 싫어하시던 모습, 돌아올 때면 늘 하이파이브로 보내주시던 모습들이 눈에 선하였습니다.
돌아 나오며 다시 아버님 계신 곳을 돌아보며 혼자 말하였습니다. “아버지 지금은 천국에 계시겠지만 그래도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이곳이네. 조금 있다 다시 올게요. 세상에 계실 때 그러신 것처럼 천국에서도 저희를 위해 늘 기도해 주세요. 아버지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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