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8-18 21:00
|
책 구입의 기준
|
 |
|
글쓴이 :
홈지기
 조회 : 532
|
- 책 구입의 기준 -
누구든지 책을 싫어하는 교역자는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많이 읽지 못하지만 여전히 책을 좋아합니다. 당연히 책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신학생 시절 어느 교수님 댁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빌라 형태의 집으로 지하실이 꽤 넓은 서재로 꾸며져 있었는데 출입구만 빼놓고 사방으로 이중 책장에 이중으로 빽빽이 꽂힌 책들이 가득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눈대중으로 어림잡아 약 1만 5천권에서 2만권 가량 되어 보였습니다.
언제 이 많은 책을 사 모으셨느냐는 질문에 강의할 때 주 교재나 부교재로 사용해 달라는 의미로 보내주기도 하고, 때론 감수나 추천 등의 명목으로, 때론 그냥 보내오는 책들이 많다는 대답을 들으며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그 부러움이 한이 되었는지 지금까지도 열심히 책을 사 모아 3단 책꽂이 하나로 시작된 것이 지금은 제 방 가득하여 더 이상 둘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책을 구입하기 위한 선택의 기준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학과 교재 등을 제외하고 처음 책을 구입할 때의 기준은 주로 교수님들이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책들, 그리고 학우들이 추천하는 책들을 구입하였습니다. 처음 신학공부를 하는지라 책에 대한 선택의 기준이 없었기에 다른 분들의 소개를 받았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어느 정도 신학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서 주로 책 제목과 목차, 저자를 보고 구입하였습니다. 당연히 한 쪽으로 편중 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그렇게 구입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때 주로 구입하였던 책들이 존 맥아더나 필립 얀시, 로이드 존스 같은 분들의 책이었습니다.
또한 그동안은 잘 몰랐지만 어쩌다 한 번 읽은 책이 좋았을 경우 그 다음에는 그 분의 책이라면 무조건 구입하기도 하였습니다. 김홍전, 박영선, 이동원 같은 분들의 책이 그 예입니다.
그 다음에는 주로 이슈나 화제로 떠오르는 책들을 구입하였습니다. 물론 여전히 저자에 대한 선호도에 의해 책들을 구입하는 부분과 일정부분 겹쳐지긴 하지만 그나마 조금 다른 선호도를 갖고 그런 종류의 책들을 함께 구입하였습니다.
그 다음은 요즘 책을 구입하는 기준으로 제게 필요한 책들만 구입하고 있습니다. 주로 성경해석과 본문과 유대배경, 주석, 본문연구서 등을 집중으로 구입합니다. 만일 꼭 보아야 하는데 없을 경우 이곳저곳 아는 서점과 고서점까지 확인하고 그래도 없으면 국립중앙도서관에 근무하는 어느 권사님의 도움으로 복사까지 하면서 확보하고 있습니다.
간혹 구입하는 책들 가운데 지금 당장 활용이나 참조할 부분의 책도 아니고 당장에는 필요 없는 책이라도 나중에 활용하거나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자료 확보와 투자라는 개념으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구입하곤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지난 다음 실제로 이전에 구입하였던 책들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한동안 처음 책을 사 모을 때는 모은 책들을 세어보며 흐뭇해하기도 하고 책 속에 사인도 하고 도장도 찍곤 하였지만 언젠가 그 책들이 제가 없고 난 후에 누군가의 손에 들려 있을 것을 생각하며 그것도 하지 않고 또 모두 몇 권인지 세보는 것도 그만 둔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이사할 때마다 몇 차례 솎아 내고 정리해도 여전히 그대로 이고 그래서 책을 구입해도 더 이상 둘 것이 없는 요즈음엔 책장 가득한 책들을 보며 다 읽지도 못하는 책을 뭐 하러 저렇게 많이 쌓아 두었나 하는 한숨도 나오지만 그래도 여전히 인터넷 서점을 들락거리며 신간과 관심 있는 분야의 책들을 검색하는 걸 봐서 앞으로도 책사는 것은 그만두지 못할 것 같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