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5-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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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 집사님을 보내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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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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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경 집사님을 보내드리며 -
지난 월요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오전 7시 넘어서 문자 한 통이 온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최미경 집사님께서 보낸 것으로 지금 김태경 집사님이 몸이 너무 안 좋아 00병원 응급실에 계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통화를 하고 집사님과 만날 시간을 정하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응급실에 들어서 김태경 집사님을 보니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의학적 소견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오늘쯤’이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잘 참고 지내셨는데 이제 마지막인가 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사님 손을 붙잡았지만 뭐라 할 날이 없었습니다. 고통 때문인지 가쁜 숨을 몰아쉬면 ‘앉았다 기댔다’를 계속 반복하였고 나중에는 얼마나 아픈지 입술을 꽉 물고 있었습니다. 가장 강하다는 진통제를 놓았음에도 소용이 없는 듯 보였고 상태를 살펴 본 담당의사는 아무래도 오늘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소견을 냈습니다.
계속 앉고 기대는 것을 반복하는 집사님을 붙들고 조용히 속으로 “하나님 더 이상 고통당하지 않게 데려가세요. 이만큼 아팠으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고통을 끝내주시고 데려가 주세요”라고 기도하였습니다. 목사가 되어서 낫게 해 주세요. 고쳐주세요. 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데려 가세요 라고 기도하는 제 자신의 무능함과 무기력이 원망스러웠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계속 응급실에 있을 수도 없고 집사님도 병실로 올라간다는 말을 듣고는 처리할 일이 있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저녁때쯤 퇴근하는 제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향하였습니다. 최집사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통화가 되지 않아 이상한 마음이 들었는데 병실로 들어서는 순간 집사님께서는 막 임종을 맞이하고 계셨고 그런 집사님 주변에는 가족들이 둘러서 있었습니다. 이미 동공은 멈추었고 어떤 자극에도 반응이 없었으나 얇게나마 맥은 뛰고 있었습니다. 유족들이 들으면 서운할까봐 속으로 “하나님 감사합니다. 영혼 받아 주시니 감사하고 고통 멈추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임종기도를 하였습니다.
이후에 진행된 임종예배, 다음 날 입관, 그 다음 날 발인과 하관까지 장례는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고 마지막 화장하는 모습을 보며 저희들은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 날 오후 최집사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울고 있었습니다. ‘힘내시라’는 말 이외에는 할 말도 드릴 말도 없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그간 김태경 집사님과 함께 한 시간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함께 개척교회를 시작한 일, 직장 심방으로 종로 3가에 가서 예배 후 때론 작은 분식집에서, 때론 종묘 뒷골목 칼국수 집에서 식사하며 나눈 대화들, 교회를 이전하고 주일 오후에 목장 모임을 하며 나누었던 이야기들, 호운 박물관 야외 모임과 매년 성탄절이면 온 교우가 다함께 예배드리고 외식하던 일들. 대화할 때마다 말끝에 ‘그렇지요’ 하시던 모습과 그 음성이 눈과 귀에 맴돌았습니다.
함께 하던 사람을 먼저 보낸다는 것은 여전히 낯설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어디 김태경 집사님 뿐이겠습니까? 먼저 보낸다는 것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이미 아버님을 통해 직접 겪은 일이지만 그래도 누가 되었든 매번 먼저 보낼 때마다의 아쉬움은 늘 남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자녀로 하늘나라에 가셨으니 그것이 감사요 그래서 다시 만날 수 있음이 소망이요 매 예배와 장지까지 시간을 내어 함께 참석하고 위로해 준 우리 교회 성도님들을 보며 상사임에도 목사로서 자랑스럽고 고맙고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었습니다.
몸이 나으면 교회에 가서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집사님의 다짐을 새기며 집사님을 대신하여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성도들을 섬겨 주시는 저와 유족들, 성도님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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