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2-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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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별명은 화평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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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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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사람들에게는 닉네임-별명이 하나 둘 정도 있습니다. 제게도 별명이 하나 있습니다. ‘화평이’가 그것입니다. 보통 별명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붙여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제 별명은 제가 직접 붙였습니다.
사실 제게는 분노가 많았습니다. 잘 참지 못하고 조그만 일에도 화를 내곤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일로 분노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제 자신에게는 물론 남에게도 상처를 주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상대의 잘못으로 인해 제가 분노하는 것과 제게 분노를 일으킨 상대는 저의 분노의 화살을 맞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상대는 잘못하였음에도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상처가 아니라 제 분노로 인한 상처를 입고 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런 깨달음은 제게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상대에게 제 분노를 심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일을 통해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남은 인생은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마침 제 눈에 들어 온 단어가 ‘화평이’였습니다. 화평이란 첫째, 화평한 사람, 둘째, 양쪽의 화평-화해-를 이끌어 내는 중재자, 셋째, 모든 상황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조성하는 사람 등의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분노에 대한 상대적인 단어는 ‘화평’보다는 ‘온유’가 더 맞을 겁니다. 그러나 ‘온유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하고 ‘온유한 이’는 뭔가 의도적이고 인위적인 느낌이 들어 그냥 ‘화평이’라고 붙였습니다. 그 이후로 화평이는 늘 제 별명이 되었습니다.
단독목회를 하기 전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목회 비전이 열왕기상 19장이었습니다. 엘리야가 이세벨을 피해 도망하다 로뎀나무 아래 앉아 죽기를 구하였으나 하나님은 그를 회복시켜 호렙산으로 인도하시고 세미한 소리가운데 만나주시며 또 한 번의 사명을 주시는 내용입니다. 그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쉼과 회복, 비전>이며 여기서 나온 것이 <생명 살리기>이고 그 방법이 <화평>입니다. 분노는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그 일로 상대의 생명을 죽일 수 있습니다.
목회를 하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여러 일들을 만나고 겪게 됩니다. 그중에는 때론 저를 분노하게 만드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목회만큼은 ‘화평’을 이루어야 한다는 지론에 다소간 불편한 마음은 보였을지라도 분노만큼은 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성도님들 눈에 제가 단칼에 맺고 끊음 없이 그냥 흐르는 대로 지나는 우유부단한 목회를 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그것은 ‘화평의 목회’라는 제 소신에서 나온 행동입니다. 그동안 목회를 하며 터득한 것 가운데 하나가 ‘남에게 상처주지 않으면서도 일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남에게 상처 주며 일을 이룬들 남는 것은 원망밖에 없습니다. 서로 상처 주고받으며 일을 이루는 것보다 누구도 상처 없이 일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일입니다. 모두의 동의를 얻고 일을 진행한다면 무리도 잡음도 상처도 불평도 없습니다. 기다려야 하고 들어주어야 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 시간이 걸립니다.
목회란 생물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것이란 의미입니다. 성경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고 교회와 목사와 목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그 본질을 이루어 가는 것이 목회입니다. 저만의 독점물도 아니고 독점해서도 안 됩니다. 제가 못하면 다음 사람 누군가가 하면 됩니다. 서두를 것도 없고 조급해 할 것도 없습니다.
제 별명이 화평이라고 전혀 화를 안 내는 것이 아닙니다. 불쑥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고 여지없이 화를 발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시면 “아! 아직 덜 익었구나” 생각하시고 기도해 주세요. 저도 나름 애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참다 생긴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지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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