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11-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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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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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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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전에는 자명종이 새벽을 깨워 하루를 시작하게 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의 알람 소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렸을 적 새벽녘에 서울역에서 들리는 기적소리를 아스라이 들으며 잠에서 깨나거나 당시에는 교회는 다니지 않았지만 집 옆 교회에서 새벽기도 시간에 알리는 차임 소리에 잠이 깰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새벽의 시작은 자명종 소리부터였습니다.
저 역시도 새벽기도를 나가기 위해 늘 잠들 때면 자명종 시각을 확인하곤 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그 역할을 스마트폰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일정 관리 역시 다이어리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간 지 오래였으며 그날 날씨와 기온, 점심 저녁 먹을 때 맛있는 음식 촬영, 더하여 비경과 보름달은 늘 빠지지 않는 저장 목록 1호입니다.
그나마 길을 걸어가면서까지는 아직이지만 운전하는 도중에는 간혹 들여다볼 때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예를 생각해 보니 아침에 집을 나서며 들기 시작한 스마트폰은 잠들기 전 배터리 충전을 위해 내려놓을 때 외에는 하루 온종일 함께 하는 유일한 친구입니다. 아내도 하루 종일 함께하지 않는 데 스마트폰은 그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아내와 아이들보다도 더 가까운 게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습니다.
편리한 도구라고 에둘러 말하지만, 사실은 도구가 아니라 내 삶을 온통 지배하고 있는 말 없는 주인이라고 함이 더 옳을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가 시편 23편을 개작하여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가 아니라 ‘스마트폰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로 빗대어 탄식한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매년 고난주간이 되면 주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일체의 정보 관련 기기 사용을 일시 멈추는 디지털 금식도 하고 있으나 그 순간에도 아예 손에서 떼어 내지 못하는 게 스마트폰입니다. 그야말로 이쯤이면 가히 주인이라고 함이 옳은 표현입니다.
그러면서도 그 스마트폰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게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제 스마트폰의 기능을 온전히 다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능 가운데 고작 30% 정도만 활용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한편 돌아보면 우리와 하나님 사이가 마치 이와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우리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우린 그 하나님에 대해 너무도 모릅니다. 요즘 성경과 책을 읽으며, 하나님을 묵상하고 기도하다가 문득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하나님이 얼마나 좁고 피상적인지를 깨달았습니다. 당연히 그에 따른 생각, 말, 행동, 심지어는 설교까지도 가볍고 초라하고, 유치하고 피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설교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데 이런 무게까지 더해져 새삼 설교가 더 조심스러워지고 설교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커져만 갑니다.
하루 온종일 손에서 떼놓지 않고 붙들고 있는 스마트폰 이상으로 하루 온종일 주님만 붙들고 생각하며 지낼 수는 없겠지만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의 마음이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성경 필사를 하면서, 읽으면서, 들으면서, 자녀를 위한 기도문을 작성하면서, 찬송 한 구절 따라 하면서, 또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몰랐던 하나님을 조금이나마 더 알아가는 기쁨이 있습니다. 진즉부터 그랬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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