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04-27 09:39
 조회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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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큰 딸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입니다.
하루는 자기가 숨바꼭질을 하다가 야도를 너무 세게 찍는 바람에 팔을 다쳤다고 합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자꾸 아프다며 징징 거립니다.
그래서 정형외과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야도를 힘껏 찍어서 아마 팔이 부러졌는가 봐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선생님 웃으시며
"그렇게 쉽게 팔이 부러질 것 같으면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다 팔이 부러졌을 겁니다.
뼈는 그렇게 쉽게 부러지는 것이 아니예요.”
하십니다.
그런데 엑스레이를 찍어 보니 과연 팔에 금이 갔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가 기브스를 하고 다녔는데요.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무슨 그게 목숨 걸 일이라고 그렇게 심하게 찍기를 하느냐고 했더니요.
"엄마, 내가 진짜 분한 건, 그렇게 했는데도 내가 졌다는 거야." *^^*
저의 남편은 몸이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사람입니다.
늘 움직이며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토요일에는 등산하고, 주일 오후에는 축구를 합니다.
축구만 하던지 등산만 하던지 아니면 둘 다 하지 않던지이지, 둘 다 하는 사람은 저의 남편뿐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직장에서 일주일 내내 머리만 써야 하기 때문에 견딜 수 없다나요?
이 두가지를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눈사태가 나나, 관계없이 ‘언제나’ 합니다.
전에 서울교회에서 축구를 하며 얻게 된 별명이 ‘일산의 총알 탄 사나이’ 였습니다.
수비에서 공격까지 종횡무진 움직일 수 있는 재빠름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 같은데요.
그것이 골로 이어지는지 아닌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자들은 도무지 남자들이 왜 그렇게 축구에 열광하는지 알 수 없는 종족이기 때문입니다.
젊었을 때에는 아! 지금도 매우 젊습니다만, 더 젊었을 때에는
축구하다 부상당하는 사람들 보고 하는 말이
“운동 못하고 어쩌다 하는 사람이 더 잘 다친다.”
고 큰 소리 친 날도 많았었는데 요즈음에는 그런 말 할 입장이 못 됩니다.
자신이 다리의 내측 인대 파열로 반기브스를 두 번이나 했었으니까요.
지난 주일에는 축구 갔다 들어오며
“이번에는 손가락이 부러졌네.”
하고 웃으며 들어오기에 농담 하는 줄 알았습니다.
손가락이 완전 일탈되어서 젖혀졌는데 자신이 잡아 빼서 다시 맞추었다는
황당하고 무시무시한 소리를 합니다.
공식 주치의의 정성어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자고 나니 퉁퉁 붓고 퍼렇게 멍이 들었습니다.
손가락에 금이 갔다고 합니다.
기브스를 한 손이 젓가락질도 자유롭지 못하여 포크로 반찬을 먹습니다.
"이젠 축구는 못하겠어요."
했더니요.
" 손가락 없다고 축구 못하나? 축구는 다리로 하는 거야."
합니다.
다리가 다쳤을 때에는 너무 아파서 응급실도 갔었습니다.
도저히 자기 힘으로 걷지를 못해서 목발에 의지해서 다녔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축구 선교단 여러분 겁나시지요?^^)
그렇게 아프고 힘들어도 여전히 운동장에 나가는 재미는 무엇일까요?
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가끔 가보면 먼지만 풀썩거리지. 원.
제가 아무리 말려도 그 축구를 그만 두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우리 교회에서 두 팀으로 나누어서 운동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래야 과격한 플레이를 하지 않을 테니까요.
저희 남편이 손가락이 부러지도록 열심히 했는데도 졌다면서요?^^
저 역시 저희 딸아이처럼 그것이 제일로 분하네요.
총알을 타고 날으는 사나이.
한 손에 기브스를 하고도 과연 잘 날을 수 있을까요?
앞으로 축구할 때 반칙 안하기 , 몸 싸움 안하기,
태클 안 걸기 ,그리고 총알 탄 사나이가 공을 몰고 갈 때는 모두 비켜주기.
이런 규칙을 만들어야겠어요.^^
그리고 이 규칙을 어긴 사람은 교회 화장실 청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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