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 년 만에 탁구를 친다. 예전엔 곧 잘 했던것 같은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
'탁구채가 손에 맞지 않는다'는 핑게대기 싫어 3만원 짜리 탁구채를 하나 샀다.
1~2주에 한 번 정도 탁구를 치면서 실력이 향상되기를 원한다면 어불성설이라 생각하며,
다만, 그 옛날 가락?이 조금이라도 회복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새 탁구채가 손에 맞지 않아 손잡이 부분을 조금씩 깍아 낸다.
깍아내고 사포질하고 손에 쥐어보고,
그렇게 다듬고 한번 치고나면 다시,
깍아내고 사포질하고 손에 쥐어본다.
요즘엔 통 시간이 나지 않아 탁구칠 시간이 없다.
그럼에도 오늘 오전, 바쁜 시간이 지난 후에 짬내어
탁구채를 손에 쥐어보고는
깍아내고 사포질하고 다시 손에 쥐어본다.
문득...
탁구채 하나도 손에 쥐어보고 깍아내고 사포질하고 다듬으면서,
나의 신앙 생활은 너무 안이하게 하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것에
나의 생각이 미친다.
찟겨진 빵으로 부어진 포도주로 그렇게
나에 대한 사랑을 확증하신 우리 주님께
고난주간을 앞둔 사순절 이 기간에
부끄러운 나를 바라본다.
주님을 향해
깍아내고 사포질하고 다듬어가는
그런 나 이고 싶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이사야 53:5)
작성일 : 13-03-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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