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전 외할머니가 소천하셔서 장례를 치른 적이 있습니다.
평생을 한 교회만을 섬겼고 소천하시기 10여년전에 집 근처로 교회를 옮기셨지만
마음만은 늘 그 교회를 향하고 계셨지요.
물론 저도 그 교회에서 유치부부터 군대제대후 집이 일산으로 이사와서 현빈이가 4살 전까지는
출석했던 교회이기도 합니다.
할머니의 장례를 그래도 신앙생활을 같이 했던 분들이 많은 그 교회에 알리고
할머니의 천국가시는 발걸음을 좀 가볍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 연고로 장례 사실을 통보했으나 얼굴 한번 못뵌 교역자를 포함 서너분만
조문을 와주시더군요
참 많이 섭섭했습니다. 제 후배들이 와주지 않았다면 그 교회는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 결심할 뻔 했으니..그 섭섭함이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에서는 많은 분들이 조문을 와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몇 주의 시간이 흐른 후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줄 을 서있는데 윤권사님을 포함한 몇몇분의 연세드신 권사님들을 보니
얼마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줄서 계신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하나님이 그때부터 밥상을 차릴 맘을 주시더군요
예배가 끝나고 내려오시자 마자 줄 안서고도 식사를 하실 수 있게...
제가 처음 출석했던 바울의 교회 식당에서는 늘 어른들을 여 집사님들이 챙겨주셨는데
가좌동으로 이사 온 후부터 아무도 챙기질 않더군요
그렇게 시작한게 어언 4~5년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간간히 장은영 집사가 도와주기도 하고 한 때는 믿음이와 기상이가 도와주기도 했지만..
집에서 설겆이 한번 안하는 제가 하기엔 버거운 일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늘 마음만은 편안하였습니다.
지금도 많은 분이 저의 그런 행동을 보고 "참 보기 좋다", "은혜스럽다"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11시 30분이 되면 저 혼자 바빠지곤 합니다.
누구라도 같은 마음으로 손을 나눠 주시면 좋겠단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하지만
여전히 오늘도 혼자서 바쁘게 움직입니다.
지금도 누가 시키지 않고 누가 알아주지 않지만
지휘 다음으로 주일 날 제가 가장 크게 신경쓰는 일입니다.
이 때문에 꽃마을 교사를 놓았을 정도니깐요....^^
가끔은 담임목사님도 좀 챙주라고 하시기도 하고(사모님 절대 아니니 오해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새신자나 좀 특정 몇몇분을 챙겨 줬으면 하는 눈치도 가끔 느낍니다.
하지만 제가 손이 느리고 버거운 면이 있기도 하고
일이 자꾸 커지면 초심이 자꾸 흩트러지기에 권사님들만 서빙하려 합니다.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은 자가운전을 하시던, 자제분의 차로 오시던, 교회차로 오시던
예배에 참석해주시는 것 만으로도 바울의 교회에서 대접을 받으실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제가 처음 수저를 놓았을때 먹었던 생각이고,
이게 제가 감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일을 과감히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제가 주방에 있는 이유는
저같이 어른을 잘 공경 안하는 사람을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어르신들의 예배참석은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우받을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알게 모르게 소외되어 계시기 때문에
주일 점심 한끼라도 젊은 사람들 보다 조금 편하게 드셨으면 하는
바램 때문에 이번주도 다음 주도 저는 주방을 부산히 왔다 갔다 할겁니다.
제가 주방에 있는 이유는 권사님들의 밥을 챙기기 위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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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6-1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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