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저가 나를 좋아해서 선택하였지만,
아이들은 아무런 선택의 여지도 없이 태어나 나를 아버지라 불러야하고,
내 한 몸 추수리기도 벅찬 주제?가
아무런 선택의 권리도 갖지못한채 태어날 새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
그렇게 신혼초, 한방울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태어날 아이들.. 애비 잘못만난것도 "지팔자"려니 생각하며 아이를 갖게 되었고
키울때 한꺼번에 키우자는 생각에 21개월만에 둘째를...
그렇게 두아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이제 6학년, 4학년.
"애들은 낳아놓으면 지들이 알아서 큰다"는 말이 맞는 모양입니다.
얼마전,,
집안일 도와주지 않는다고 "앙앙"대는 아내를 기쁘게 해줄 요량으로
설겆이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빠가 설겆이 할테니, 너희들은 상 닦아놓고 방치우고, 씻고, 낼 학교갈 가방챙기고..."
저희 아내는 집에서 일을 합니다. 아이들을 몇 모아서 공부방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수업마치고 나오면 모든 할일을 다 해 놓았으니 산책이라도 외식이라도 갈 생각이었습니다.
생전? 하지않던 설겆이를 하다보니 옷도 다 젖고, 씽크대 배수구에 쌓인 음식물쓰레기를 내다 버리려고 담는데 우웩??.. 어째든 기쁜 마음으로 설겆이 마치고 돌아서서 보니,
큰 녀석은 제 방 침대에 누어 책을 보고있고,
작은 녀석은 오랫만에 일찍 들어온 아빠에게 재잘재잘 떠듭니다.
그런데, 설겆이거리만 걷어간 상은 닦지 않은채 그대로이고, 물론 방도 안 치웠고, 책가방은 쫌있다가 챙긴답니다. 그러더니 큰 녀석이 오늘의 프로야구 결과를 볼 시간이라며 TV를 켜고 앉습니다.
아니 이 녀석들이 애비 말을 뭘로 듣는거야?
오랫만에 애비 노릇, 멎진 신랑노릇 좀 해보려 했더니..
순간 확~ 그러니까 일본말로 "야마도네" 하는 생각에 뭐라고 혼을 내주어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너는 안그러냐"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립니다.
"... ..."
우리 아이들의 아빠는
이랬다 저랬다 갈팡질팡하고, 이것저것 심부를하면 산책가겠다, 외식가겠다 분명한 약속도 없었고
기분이 나쁜날에는 별로 혼날 일도 아닌것 같은데 성을 내고..
그렀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아버지는
항상 신실하시며, 분명한 말씀을 방대한 분량의 성경에 적어 분명히 약속을 하셨고
죄많은 저에게도 "노하기를 더디하시는"
그런 분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아빠가 설겆이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제 소관으로 걍 제 할일 했을뿐인데,
우리들의 아버지께서는 제게 복을 주시려고 약속한바가 있음에도 나는 우리 아이들처럼 걍 제 소관대로 제일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아빠는 아이들이 제 뜻대로 따라주지 않아서 "야마도는데"
우리들의 아버지께서는 더 말 안듣는 우리에게 "노하기를 더디" 하십니다.
우리 아이들의 아빠는 아이들이 제 뜻을 따라주면 산책하거나, 외식하거나 해주려 했습니다.
우리들의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의 의를 먼저구하면 거기에 더하여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
오랫만에 설겆이 해주고 애들이랑 놀아주려다가 설겆이만 해주고 놀아주지 못했습니다.
또 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쪼끔 알것냐"
애들을 키우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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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7-0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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