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아버지는 국수를 삶으려고 준비하시는 중이셨다.
"제가 할게요.."
"남의 집이라 그릇이 어디 있는지 잘 모르지?"
작은 냄비에 물을 받아 물을 끓이는 내 모습을 보고 나오시면서 하시는 말씀이셨다.
큰 냄비에 물을 받았어야 하는데 다 삶아진 국수의 양 만큼 작은 냄비에 물을 받았던 것이었다.
내가 무안할까봐...
그렇게 시작한 아버지의 사랑이 벌써 25년!
결혼하기 전 그 때의 모습이나 세월이 지난 지금의 모습이나 별반 달라진게 없는 듯
여전히 나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세월 동안 나는 아버지께 단 한번도 꾸중을 듣거나 싫은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언제까지 사실지.." 어머님의 말씀이다.
"어머님은 참.." 내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도 그런것이 병원에서 말한 2년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통증이 없어 잘 견디고 계시기는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가는 모습은 가슴이 이프다.
집에 도착해
"아버지~ 잘 도착했어요"하니
"에미, 네가 고생했다" 하신다.
"아니예요.~제가 뭘 했다구요.어머님이 고생하셨지.."하니
"에미야~사랑한다" 하신다.
가슴이 울컥한다.
마음이 미어진다.
아버지의 며느리로 살아온지 20년이 지난 지금.
"아버지~사랑합니다. 오래 오래 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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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2-0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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